내용요약 25일 제주 남해안부터 장마 시작
정부, 반지하 주택의 공공 임대 매입·물막이판 설치 등 대책 마련
반지하 주택 거주자 中 주거이전 완료, 1% 불과
서울 시내의 반지하 주택. / 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반지하 주택. / 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올해 슈퍼 엘니뇨의 영향으로 집중호우 예상되는 가운데 25일부터 제주와 남해안을 시작으로 장마가 이어진다. 지난해 장마철에 발생한 반지하의 일가족 참사 이후로 정부는 장마에 대비해 반지하 주택을 공공임대로 매입하려는 주거 이전이나 물막이판 설치 등을 진행하면서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지만, 대부분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 '공공임대 매입' 카드 내놓은 정부...실행력엔 '물음표'

반지하 주택의 공공임대 매입은 장마철 침수를 막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대표 정책이다. 그러나 서울 반지하 주택 중 주거이전이 완료된 곳은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실시한 '서울시 풍수해 대책 추진사항' 설명회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 5월까지 시내 반지하 23만호를 대상으로 1~4단계로 나눠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중증장애인 86가구 중 9가구(10%)가, 아동·노인 198가구 중 17가구(9%)가 주거 이전 지원을 받았다. 대상자인 6804가구 중 700가구에 대한 지원이 추진 중이다. 

또한 지하 주택 중 1280가구는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했고, 지상층 이주시 월 20만원을 지원하는 반지하의 특정 바우처는 870가구에 지급됐다. 서울시내 전체 반지하 주택 23만가구 중 0.9%인 2250가구만이 주거이전을 한 셈이다. 

이에 시는 민간임대주택 추가 물량을 확보하고 현행 매입임대주택 공급 규정을 15%에서 30%까지 확대해 물량 확보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 물막이판 설치도 제대로 안돼..."약 22%만 설치 완료"

반지하 주택의 거주자를 위해 침수 방지시설인 물막이판을 설치하고 있지만, 이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여름철 장마를 앞두고 서울 시내 반지하 전체를 조사, 그 결과를 토대로 물막이판 설치를 진행했다. 최근 시 브리핑에 따르면 물막이판 설치 대상인 1만5291가구 중 22.3%인 3414가구만 설치를 끝냈다. 역류방지기만 설치한 가구까지 합한다고 해도 6310가구(40.2%)에 불과하다. 아직도 절반이 넘는 반지하 주택들이 집중호우 시 침수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있는 셈이다. 

시설 설치 시 현장조사를 통한 대상 가구의 동의가 필요하다. 특히 반지하 주택에는 주로 임차인들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임대인의 동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연락두절 △집값 하락 우려 △수해지역 낙인 효과 등의 이유로 설치율이 저조하다고 시는 설명했다.  

이에 행정안전부를 중심으로 '범정부 풍수해 대책 점검 특별팀'을 구성, 반지하주택 등 지하공간 침수로 인한 인명피해 대비상황 등을 중점 점검하기 위해 이번 6월 한 달간 집중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침수피해 우려가 있지만 아직 설치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반지하 주택 거주 가구에 우편 발송, 일과 시간 이후 가구방문 등으로 필요성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장마철을 대비해 차수판 개선에 나섰다. / 서울시 제공. 
서울교통공사는 장마철을 대비해 차수판 개선에 나섰다. / 서울시 제공. 

◆상황전파·대피체계 등 집중호우 발생 시 대책도 마련

예방책과 함께 함께 집중호우가 지속될 경우의 대책도 마련했다. 

우선 침수 우려 시 반지하주택 등 재해취약주택에 거주하는 가구가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상황전파 및 대피체계를 지속적으로 확인·점검하고 있다. 

특히 노약자와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1대1 담당자 매칭 등 전담관리에 나선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1시간 강우 50mm, 3시간 강우 90mm 이상이 동시 관측 시 기상청이 직접 재난문자를 송출할 계획이다.

그밖에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 발생 부분을 개선했다. 차수 장비들을 점검하고, 전사적 지원가능 인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풍수해 및 중대재해 예방에 나섰다. 

우선 지하철 역사에 물이 유입되는 피해 발생을 막기 위해 개선책을 발굴, 실행한다. 지난해 빗물이 유입됐던 이수역을 포함한 13개 역사를 여름철 특별관리역사로 지정, 집중적으로 관리에 나섰다. 

아울러 폭우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지하역사183역, 704개소의 차수판을 출입구 근처로 이전 설치해 직원 대응동선을 최소화했다. 또한 빗물 유입 위험 25개소의 차수판도 2단으로 높였다. 특히 빗물 유입 피해를 봤던 이수역은 노면 구간 차수판에 더해 출구차수문 앞 차수판을 추가로 설치해, 빗물 유입을 이중으로 차단한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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