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노동개혁 일방향 추진 가능성도
고용부 “법 집행 정당… 대화 중단 안 돼”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악화일로를 걷던 노정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 지난 1999년부터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이후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까지 불참을 선언하면서 안 그래도 지지부진한 노동개혁이 큰 장벽을 마주하게 됐다.
윤 정부 출범 1년이 지나고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노조회계 투명성 강화 등 가시적 성과를 위해 노사정 대화가 어느 때보다 시급한 시점에서 ‘소통 중단’이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개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노총은 7일 제100차 긴급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경사노위를 통한 사회적 대화의 전면 중단을 결정했다.
한국노총은 민주노총과 달리 노사정 대화에 적극적이었고, 1일에도 윤 정부 첫 노사정 간담회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말 발생한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이하 금속노련) 간부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 사태로 인해 결렬됐다.
당초 경사노위는 이달 중으로 자문단 논의 결과를 발표하고 노사정 대화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한국노총의 불참 결정으로 대화 분위기 조성은 또다시 요원해졌다.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보이콧을 선언한 것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1월 이후 7년 5개월 만이다. 당시 한국노총은 저성과자 해고를 가능하도록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양대 지침을 추진하는 것에 반발해 불참을 선언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10월 경사노위 복귀를 선언했다.
고용노동부는 한국노총의 불참 선언에 대해 “한국노총이 정부의 법과 원칙에 따른 정당한 법 집행을 이유로 경사노위에서의 사회적 대화를 중단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는 다양한 주체의 사회적 대화 참여방안을 모색해왔다. 우리 경제와 미래 세대를 위해 경사노위 대화에 참여하는 것이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는 책임 있는 자세라 할 것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노총의 불참 선언으로 노동개혁을 추진 중인 윤 정부가 넘기 어려운 산을 만났다는 평이 나온다. 양대 노총이 정부와 대화를 거부하면서 노정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노동개혁의 가시적 성과를 위해선 노동계와 대화 채널을 복구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지적이다.
경사노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더 나은 노동시장과 노사관계를 구축해 미래세대에 희망을 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사회적 대화다”라면서 “한국노총 입장을 존중하지만, 산적한 노동 개혁과제 해결을 위해 대화에 다시 나서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노동개혁을 위해 물러서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그간 “양대 노총의 기득권을 철폐하고 비노조 근로자의 권익을 높이겠다”는 기조를 내세워 ‘노조 때리기’로 지지율 상승 효과를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조 조직률은 약 14%에 그친다. 정부는 나머지 86%를 위해 노동개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김호진 기자 hoo100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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