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세계화 재정립에 세계무역기구(WTO) 역할 강화 강조
“다자무역체제 회복, 개도국 국제무역 참여 역량 중요”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세계화의 재정의: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대한상의 제공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세계화의 재정의: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대한상의 제공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응고지 사무총장은 23일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마련한 ‘WTO 사무총장과의 대화’에서 “자유무역과 개방 시장을 바탕으로 경제 발전을 이룩한 한국이 다자무역체제의 중요성을 증명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응고지 사무총장은 WTO 최초 아프리카 출신이자, 첫 여성 사무총장이다. WTO 사무총장의 방한은 지난 2014년 이후 약 10년 만이다.

이날 ‘세계화의 재정의 :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한국의 역할’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선 응고지 사무총장은 “특히 미중 관계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여러 정부가 무역 관계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로 인해 개방된 경제와 WTO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응고지 사무총장은 “통상 다각화, 공급 사슬망을 위한 모든 일이 다자무역체제에 걸려 있기에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기회를 찾기 위한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해야 하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응고지 사무총장은 현재 여러 국가들이 다른 정책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리쇼어링(해외에 진출한 기업의 국내 복귀) 정책을 도입하고 있는 점이 향후 무역 패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라고 설명하며, “리쇼어링은 몇몇 영역에서는 불가피해 보이지만 더 나아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응고지 사무총장은 리쇼어링이 더 확장되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공급망이 다변화돼 있지 않으면 쇼크에 취약해질 것”이라며, “회복 탄력성을 위한 리쇼어링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WTO의 연구에 따르면, 세계경제가 2개의 무역 블록으로 파편화 될 경우 실질적인 GDP가 현재의 트렌드에서 5% 정도 낮아질 전망이다.

응고지 사무총장은 “이는 세계경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만큼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런 상황이 되면 많은 국가들이 소득에 악영향을 받고 실질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응고지 사무총장은 “특히 기후변화에서부터 차후에 잠재적인 팬데믹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통상의 상호 의존성 덕분에 팬데믹, 록다운 중에서도 계속 무역을 이어갈 수 있었고 의료와 백신이 전 세계적으로 거래될 수 있었다”설명했다.

응고지 사무총장은 한국 기업인들에게도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비전통적인 기업과 투자 파트너를 찾아주길 바란다”며, “지금까지 시도해보지 못한 새로운 투자 분야를 살펴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공급 사슬망을 다시 한 번 재편해 평소에 살펴보지 않은 국가들을 살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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