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전기요금 부담 경감…경로당은 월 11만5000원 냉방비 지원
올여름 '슈퍼 엘니뇨' 가능성…전 세계 곳곳 폭염·가뭄·기후변화에 신음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대기 중 온실가스 증가로 전 세계 곳곳에서 폭염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올여름 우리나라도 3년 만에 엘니뇨 현상이 겹쳐 폭염과 폭우가 잦을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반지하 등 재해취약주택에 침수방지시설 설치를 지원하고 체감온도에 기반한 폭염특보를 정식 운영하는 등 여름철 재난종합대책을 마련했다.
행정안전부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자연재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풍수해 대책 기간(5월 15일~10월 15일) 중 이달 20일부터 9월 30일까지는 폭염 대책 기간으로 집중 운영한다. 일상화된 기후 변화에 따라 국지성 집중호우·초강력 태풍·폭염 등 극한 기상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인명보호 대책을 집중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풍수해 대책은 올해부터 극단적인 호우 관측 시 기상청에서 직접 위험지역 주민에게 재난 문자를 발송, 위험상황을 신속히 전파한다. 수도권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거친 후에 적용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재난안전통신망·SNS 단체대화방 등을 활용해 정부·지자체·소방 및 경찰 등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단체 소통망을 구축, 신속한 상황 전파와 인명구조 활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하천변·지하차도·둔치 주차장 등 인명피해 우려 지역 5397개소는 공무원과 자율방재단원 등을 담장자로 지정해 위험 기상 시 예찰과 신속한 통제, 주민 대피를 추진한다. 특히, 반지하 주택가 267개소와 경사지 태양광 96개소를 추가 발굴해 위험에 대비하기로 했다.
지하주차장·반지하 등 지하 공간의 인명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공동주책 재해취약주택을 대상으로 물막이 판 등 침수방지시설 설치도 지원한다. 앞서 정부는 지하 공간 침두 대비 국민행동요령을 제작해 배포한 바 있다.
이날 재난종합대책을 브리핑한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반지하 주택의 경우 지난해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하천 수위보다 낮은 주택가에 위치한 반지하, 그리고 침수 피해가 있었던 지역을 중심으로 위험우려 지역을 지정했다"며 "경사지 태양광의 경우는 경사도가 있는 산지에 있는 태양광 중에서 민가와 밀접해 있어 민가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인명피해 우려 지역으로 지정해 집중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염 대책은 실효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부터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한 체감온도 기반 폭염특보를 정식 운영한다.
고령 농업인·현장 근로자·취약계층 등 3대 폭염 취약자를 위한 대책도 강화한다.
고령 농업인은 장시간 개인 작업을 하다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특보 발효 시 공무원·이장·자율방재단원 등을 통해 예찰·홍보 계도를 강화한다.
현장 근로자는 폭염 위기경보 '심각' 단계 발령시 공사를 중단하도록 권고하고, 대책 기간 중 소규모 현장 위주로 합동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취약계층은 전기요금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에너지바우처 대상 가구에 4만3000원 상당의 하절기 에너지 비용을 지원한다. 경로당에는 월 11만5000원의 냉방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한편, 폭염·가뭄·기후변화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6월 중순(12~18일)과 하순(19~25일)의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각각 40%와 50%로 나타났다. 기온이 평년을 밑돌 확률은 각각 20%와 10%로 나타나 가능성이 낮다.
지난 3년간의 라니냐 현상이 끝나고 올여름부터는 '슈퍼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라니냐 현상은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현상이며, 엘니뇨는 그 반대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경우, 향후 5년 중 적어도 한 해는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될 확률이 98%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엘니뇨 현상이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이미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한 예로 올해 우리나라의 봄철 산불피해 면적은 최근 10년 평균보다 36% 증가했다. 산림 피해만 따져도 27% 증가했다.
해외 국가들의 폭염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기 전부터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은 14일(현지시간) 역대 5월 14일 기준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됐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시는 전날 낮 최고 기온이 33.9℃까지 올라 역대 최고기온(1973년 33.3℃)을 넘었다.
중국 베이징도 15일 36℃ 무더위가 찾아왔다. 남서부 윈난성은 최근 40℃가 넘는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그 외, 싱가포르와 태국·베트남·미얀마 등 동남아 국가들도 이달 초 기온이 40℃ 이상으로 관측됐다. 특히, 태국은 푸껫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 열지수가 50℃를 넘어섰다.
유럽 지역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에서 지난달 26~28일 36.9~41℃에 이르는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다국적 기후 연구단체인 세계기상특성(WWA)은 "지구온난화 이전이라면 이 정도의 폭염은 4만년에 한번 일어나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김동용 기자 dy0728@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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