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직·간접 탄소 배출량 12% 감축 목표
하이큐브 중심의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생산 체제 구축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글로벌 선진국들은 기후변화와 연계해 자국 산업보호 및 경쟁력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신성장 동력 확보와 지속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로 나아가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현대제철 안동일 사장은 26일 탄소중립 로드맵을 직접 발표하며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2030년까지 직·간접 탄소 배출량을 12%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미국의 지속가능한 글로벌 철강 협정(GSSA) 등 갈수록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그린 보호무역주의 정면돌파를 위해 탄소중립에 속도를 내겠다는 경영목표이자 포부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저탄소 공정을 개발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노르웨이 선급협회(DNV)로부터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저탄소 공정 계획)에 대한 탄소발자국(CFP) 제 3자 검증을 완료한 바 있다. 노르웨이 선급협회(DNV)는 독일의 티센크룹, 일본의 고베제강 등 글로벌 철강사들의 저탄소 강재 인증을 수행한 대표적 인증기관 중 하나다.
안 사장은 “이번 검증을 통해 기존 고로 제품 대비 탄소발자국이 약 20% 저감된 저탄소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는 국내 최초이자 글로벌 철강업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유일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생산 체제 구축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우선 현대제철은 고로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저탄소화된 자동차용 고급 강재 생산을 목표로,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생산 체제를 구축한다.
1단계로 기존 전기로를 활용해 저탄소화 된 쇳물을 고로 전로공정에 혼합 투입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2단계에서는 현대제철 고유의 신(新)전기로를 신설해 2030년까지 탄소배출이 약 40% 저감된 강재를 시장에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신전기로에는 현대제철의 독자기술에 기반한 저탄소제품 생산체계인 ‘하이큐브(Hy-Cube)’기술이 적용된다. 하이큐브는 신전기로에 철스크랩과 고로의 탄소중립 용선, 수소환원 직접환원철 등을 혼합 사용해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최고급 판재를 생산하는 핵심기술이다. 스크랩(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기존의 전기로에서 발전해, 철 원료를 녹이는 것부터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을 추가하는 기능까지 갖췄다.
안 사장은 “‘고로와 전기로 양 부문의 시너지’라는 현대제철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수립된 ‘하이큐브’는 원료와 공정, 제품 측면에서 탄소 저감 과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며, “신개념 전기로에 스크랩(고철)과 용선(고로에서 생산된 저탄소 쇳물), 수소환원 DRI(직접환원철) 등을 사용해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며 자동차강판 등의 고급판재류를 생산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이미 전기로를 활용해 자동차 강판을 생산·공급했던 경험을 갖추고, 지난해 10월에는 세계 최초로 1.0GPa급 전기로 저탄소 고급판재의 시험 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안 사장은 “‘하이큐브’를 기반으로 오는 2030년까지 수소 기반 철강 생산체제 전환을 통해 저탄소 고급판재를 생산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개념의 전기로 생산 기술을 통해 전기로 분야의 탄소중립을 주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생산한 저탄소 제품들은 현대제철의 고유 브랜드인 ‘하이에코스틸(HyECOsteel)’로 명명돼 글로벌 주요 고객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한편, 현대제철은 한국형 에너지 효율혁신 파트너십인 ‘KEEP30’에 참여해 실질적인 에너지 관리체계 수립 및 혁신활동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며, 향후 고로 공정 중에 발생하는 탄소의 저감기술 개발 및 에너지 절감에도 노력할 계획이다.
권선형 기자 peter@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