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수영, 자전거 등 생활화 필요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특히 ‘건강수명’에 대한 관심도 날로 커지고 있다. 건강수명은 기대수명에서 질병 또는 장애를 가진 기간을 제외한 것이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특별한 이상 없이 생활하는 기간인 건강수명을 늘리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체육의 생활화하다. 한국스포츠경제는 6주간 매주 생활체육 현장을 찾아 목소리를 담고 중요성을 알리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첫 번째 기획에선 생(生)과 사(死)의 기로에 조금 더 맞닿아 있는 노인들의 생활체육 실태에 대해서 조명해 봤다. <편집자 주>
“아이고 신난다.”
8일 제주도 서귀포시의 한 체육공원. ‘땅’하는 소리와 함께 어르신들의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70~80대 남녀 노인들이 이곳에 모여 게이트볼 경기를 즐기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이 게이트볼 동호회 모임은 올해로 15주년을 맞았다. 게이트볼 경기 도중 짬을 내 만난 동호인 오옥순(84) 씨는 “모임에는 70대도 있고 저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도 있다. 이 동호회에 나이제한은 딱히 없다”고 설명했다.
연세가 지긋한 게이트볼 동호인들은 경기에 상당히 집중했다. 인터뷰를 하다가도 자신의 차례가 되면 양해를 구하고 황급히 뛰어가 공을 치기 바빴다. 오 씨는 게이트볼 동호회 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나이가 들어 일을 하지 못하게 됐는데 집에만 있으면 우울증이나 치매 같은 게 올 수도 있다. 밖에 나와서 이렇게 사람들과 어울리며 체육 활동을 하니깐 기분이 너무 좋다”고 웃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2 한국의 사회 지표’ 자료를 보면, 국내 10세 이상 국민 중 주 1회 이상 규칙적으로 생활체육에 참여한 사람의 비중은 61.2%로 나타났다. 이런 비율은 2012년(43.3%)에 비해 17.9%p 높다. 전년과 대비해도 0.4%p가 증가한 것이다. 규칙적 생활체육 참여도 조사는 1회 30분 이상 운동한 경우로 일상 생활의 걷기와 학교 정규 체육수업은 제외했다.
70대 이상 노인들의 생활체육 활동도 10년 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2012년 41.4%에 머물렀던 70대 이상의 규칙적 생활체육 참여율은 지난해 54.3%를 기록했다. 10여 년간 12.9%p 증가했다.
매일 1만보 이상 걷기를 비롯해 주 2회 가벼운 근육 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이복식(74) 씨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에 관심이 많아진 시대다. 오래 서 있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발꿈치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발목과 종아리 근육을 늘리려 하는 등 운동을 생활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70대가 되니 특히 건강에 많은 신경이 쓰인다. 주위 비슷한 나이대 사람들 중엔 몸이 성하지 않은 분들도 많이 생기더라. 건강을 유지해야 나도 행복하고 자녀들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고령으로 접어드는 나이인 60대 역시 생활체육은 필수로 여기고 있다. 2012년 47.3%에 머물렀던 60대의 규칙적 생활체육 참여율은 지난해 59.6%를 찍었다. 60대 이후에는 근육량이 가장 많은 20대 대비 30%나 줄고 80세 이상은 절반의 근육이 소실된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60대부턴 근육량 관리가 크게 중요하다. 근손실을 줄이는데 생활체육만큼 효과적인 건 없다.
전국적으로 아직 생활체육 시설은 부족한 편이긴 하나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점 또한 긍정적이다. 2001년에서 2021년까지 20년간 간이운동장(5042→2만5455개), 축구장(97→1095개), 수영장(103→492개), 야구장(20→349개), 육상경기장(150→253개) 등 공공 체육시설의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수영 국가대표 출신으로 배영 100m, 200m 한국 신기록을 보유하기도 했던 육현철(61) 한국체대 사회체육학과 교수는 오랜 체육활동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60대 중 한 명이다. 지난해 자전거로 국토종주를 완주(1854km)한 그는 지난달엔 수상구조사 자격 시험에서 최고령으로 합격했다.
육현철 교수는 12일 본지와 통화에서 “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 가벼운 헬스를 하면 근력과 유연성 등이 좋아진다. 생활 속 체육으론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섰다 하는 것, 45도 각도로 몸을 기대어 팔굽혀펴기를 하는 것, 아침 체조 등을 추천한다. 이러한 생활체육 활동을 꾸준히 하면 노년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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