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정해영. /KIA 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정해영. /KIA 타이거즈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아기 호랑이’ 정해영(22·KIA 타이거즈)은 KBO리그 대표 ‘젊은 마무리 투수’다. 마무리 투수를 처음 맡은 2021시즌 34세이브를 기록해 타이거즈 구단 한 시즌 최다 세이브 타이기록을 세웠다. 연소 30세이브, 최연소 50세이브 기록도 달성했다. 지난 시즌 32세이브를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3위에 올랐다. 

그는 올겨울 슬라이더와 포크볼 완성도를 높이는 데 공을 들이며 2023시즌 안정적인 마무리 투수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작년에 제가 블론세이브를 할 때마다 팀이 연패에 빠지더라. 마무리로서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며 “슬럼프가 와도 최대한 빨리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최대한 안정적으로 믿음직스럽게 던지고 싶다”고 힘줬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심상치 않은 부진을 겪고 있다. 12일 오전까지 4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9.82를 기록 중이다.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1.36, 피안타율은 0.357다.

정해영은 첫 등판이었던 2일 SSG 랜더스전에서 팀이 9-4, 5점 차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으나 2사 후 최정(37)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8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6-4로 앞선 8회초 2사에서 한 박자 빠르게 투입돼 2, 3루 위기를 막았으나 9회초 김재환(36)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이어 1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0.2이닝 1피안타 1사사구 1실점(1자책)을 기록하며 올 시즌 처음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KIA 타이거즈 정해영(가운데). /KIA 제공
KIA 타이거즈 정해영(가운데). /KIA 제공

근본적인 문제는 제구력이다. 투구 밸런스가 썩 좋지 않다. 3.2이닝 동안 사사구는 1개밖에 내주지 않았지만, 실투가 많다. 공이 가운데로 몰리거나 높게 제구되면서 안타를 허용했다. 김종국(50) KIA 감독도 “구위도 구위지만 제구가 정교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구위 저하도 눈에 띈다. 정해영의 주무기는 평균 시속 140km 중후반에 이르는 묵직한 패스트볼이다. 하지만 정해영의 속구는 예년 같지 않다. 속구 평균 구속이 지난해는 시속 144.6km였으나 올해는 시속 140.7km로 뚝 떨어졌다. 11일 한화전에선 속구 평균 구속이 139.8km까지 추락했다.

KIA 타선은 나성범(36), 김도영(21) 등 주축 타자의 이탈로 지난 시즌에 비해 화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다득점을 기대하기 힘들다. ‘지키는 야구’가 필요한 상황에서 뒷문지기 정해영의 부진은 뼈아프게 다가온다. 정해영의 부진이 길어진다면 KIA의 구상도 꼬일 수밖에 없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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