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구단들, 유니폼 하의 색상 짙은 색으로 변경
윔블리 테니스 대회, 여자 선수들 속바지에 한해 드레스 코드 면제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여성 스포츠에서 흰색 하의를 짙은 색깔로 바꾸는 움직임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여성 선수들이 ‘생리 주기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미국프로여자축구리그(NWSL)의 올랜도 프라이드는 선수들의 요청에 따라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유니폼 하의 색깔을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변경했습니다. 올랜도 구단은 1일(이하 한국 시각) “선수들이 생리 주기 동안 상대적으로 조금 더 편안하고 자신감 있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지난 시즌 내내 착용한 흰색 반바지 대신 이번 시즌에는 루나 키트를 입는다”며 “루나 키트는 하의가 검은색이다. 이번 시즌 선수들은 훈련과 경기에서 모두 검은색 하의를 입는다. 26일 NWSL 시즌 개막전에서 새 유니폼을 선보일 예정이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매체 USA 투데이는 “대부분 여성은 예기치 않게 생리하며 생리혈이 새어 나온 경험이 있다. 여성들이 생리하는 건 자연스러운 사실이다. 그러나 옷에 빨간색이 묻으면 부끄럽다”며 “이제 여성 선수들은 생리가 운동 경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 개방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그들은 경기를 방해하는 모든 것을 제거하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잉글리시여자축구슈퍼리그(WSL)의 구단들도 이번 시즌부터 유니폼 하의를 짙은 색으로 바꿔 나가고 있습니다.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 FC 위민은 지난해 9월 “선수들과 긴밀히 협의한 결과 유니폼 하의 색깔을 흰색에서 남색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모든 스포츠 종목에서 여자 선수들이 생리 기간에 흰색 유니폼을 입는 것은 논란이 돼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 FC 위민과 스토크 시티 FC 위민 역시도 같은 이유로 유니폼 하의 색상을 검은색으로 변경했습니다.
앞으로 축구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에서도 여성 스포츠 선수들의 하의가 점점 짙어지는 걸 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엄격한 복장 규정이 있는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먼저 움직였습니다. 11월 열리는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 참가하는 여성 선수들은 146년 만에 색깔 있는 속바지를 입을 수 있게 됐습니다.
1877년 창설된 윔블던 테니스 대회는 출전 선수들이 모두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드레스 코드’로 유명합니다. 출전하는 남녀 선수들은 상·하의는 물론 모자와 신발까지 모두 흰색으로 통일해야 합니다. 신발 밑창, 속바지, 외부로 노출될 수 있는 속옷의 끈 색깔도 모두 흰색이어야 합니다. 다른 색상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까지 세세하게 대회 규정에 명시돼 있을 정도입니다.
이런 윔블던 테니스 대회가 여자 선수들의 속바지에 한해 흰색 드레스 코드를 면제해줬습니다. 최근 여자 선수들의 유니폼 하의를 짙은 색으로 바꾸고 있는 세계 스포츠계의 흐름에 발맞춰 규정을 완화한 것입니다. 윔블던 테니스 대회 주최 측은 “이번 규정 조정으로 선수들이 불안감을 해소하고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영국 공영방송 BBC는 주최 측의 결정에 대해 “여자 선수들이 생리 기간에 가질 수 있는 불안감을 덜어주려는 조치다”고 설명했습니다.
강상헌 기자 ksh@sporbiz.co.kr
관련기사
- [궁금스 19] EPL 선수들이 킥오프 전 무릎을 꿇는 이유
- [궁금스 18] '경기장 위 퍼포먼스' 세리머니를 상표 등록하는 이유
- [궁금스 16] 눈길 끈 황희찬 세리머니... 브라톱 입은 이유는
- [궁금스 13] 마라톤 2시간, 100m 9초58의 벽, 과연 깰 수 있을까
- [궁금스 12] 해트트릭 터트린 손흥민이 '매치볼'을 손에서 놓지 않은 이유
- [궁금스 23]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고척돔 로컬룰의 세계
- [궁금스 24] 퇴장당한 김상식 전북 감독, 홈 2연전에서는 어디 앉을까
- '42위' 본드로우쇼바, 역대 윔블던서 가장 낮은 순위로 우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