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운영위 등 상임위 곳곳서 정쟁 난무
[한스경제=김동수 기자] 2월 임시국회가 막바지로 접어드는 가운데, 여야 간 치열한 공방이 상임위원회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여야 의원들 간에 고성이 오가거나 정쟁의 수렁에 빠지는 등 날 선 신경전을 펼치고 있어서다. 지난 1월 임시국회가 개점휴업을 하며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쓴 데 이어, 2월에는 정쟁만 키우는 모양새다.
◆ 법사위 양곡관리법, 여야 의원들 손가락질에 고성까지
먼저 여아가 강하게 출동한 곳은 법제사법위원회다. 여야가 고성에 옥신각신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공방 이유는 지난 1월 본회의에 직회부된 양곡관리법 때문이다.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지난 15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의사발언이 진행되자 격돌하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본회의 직회부한 양곡관리법을 전체회의에서 위원장 직권으로 상정하고 법소위로 회부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 과정에서 최강욱·김남국 민주당 의원, 김도읍 위원장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김 위원장이 최강욱 의원을 향해 ‘님’자를 붙이지 않자 최 의원은 “‘님’ 자 붙여라. 동료 위원에 대한 예의를 지키라”고 지적했다. 김도읍 위원장은 “내가 왜 지금 ‘님’ 자를 안 붙이느냐 하면 속기록 보라”고 쏘아붙이자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기 시작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최강욱 의원을 향해 손가락질하자 최 의원은 강하게 반발했다. 최 의원은 “어디다 손가락질을 하느냐”고 항의하자 김 위원장은 “최강욱 위원한테는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맞받아쳤다.
김남국 의원도 김도읍 위원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김남국 의원은 “동료 위원에게 손가락질하는 것은 너무 과하지 않느냐”라고 지적하자 김 위원장은 순간 “김남국…위원”이라고 말했고 김 의원은 “김남국이라니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역술인 천공·김건희 여사 특검’…상임위 곳곳서 정쟁만 들끓어
정무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여야가 정쟁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야당은 ‘역술인 천공’과 ‘김건희 여사 특검’을 꺼내 들었고 여당은 ‘공상소설’과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물타기’로 맞받아치며 정쟁의 수렁에 빠졌다.
지난 20일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에서는 역술인 천공의 대통령 관저 결정 개입 의혹에 관한 공방이 벌어졌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에게 “망징이라고 했을 때 위기 징후가 무엇이냐면 주술정치나 무속정치가 판칠 때”이라며 천공을 거론했다.
그는 “천공이란 사람이 스스로 (대통령의) 스승이라고 한다. 대통령과의 사적관계를 얘기하는데, 이 정도 되면 대통령실이나 국무조정실에서 조사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스스로 나와서 대통령과 친분 관계를 얘기하고 대통령실 이전이라든가 관저에 대한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이 정도면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되는 거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또 “국가 위기 징조 중 하나가 집권 세력 내에서 간신론이 등장할 때”라며 “국민의힘 내부를 보면 간신론이 등장했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공상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맞받아쳤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뜬금없는 간신 세력, 천공 같은 무슨 공상소설에 나올 듯한 얘기를 갖고 질의를 한다. (위원장이) 엄중히 이럴 때 지적해야 한다”며 언어순화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운영위에서는 김건희 여사 특검까지 더해지며 신경전이 펼쳐졌다. 지난 22일 열린 운영위 전체회의는 소관 법안심사를 위해 열렸지만 민주당 측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천공뿐 아니라 김건희 여사 의혹 등을 언급하며 대통령실 업무보고와 현안질의를 요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운영위는 정쟁의 자리가 아닐뿐더러 야당의 이러한 요구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물타기를 위해서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같은 날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국민의힘이 포문을 연 성남FC 의혹 관련 공방으로 회의가 정회되기도 했다.
김동수 기자 kds32@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