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정규직 전환 목적 설립 KONC서비스…신임 사장 전 기획예산처장 선임
초대 사장부터 줄곧 퇴직 간부들이 사장 자리 꿰차
노조 “낙하신 인사 행태 반복…근로조건 개선 없이 임기만 채우다 갈 것”
한국석유공사 본사 전경. /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공사 본사 전경. /한국석유공사

[한스경제=김동수 기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설립한 한국석유공사 자회사가 퇴직 간부 재취업용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다. 초대 사장부터 내년에 부임할 신임 사장까지 석유공사 출신으로 선임되면서 자회사가 회전문 인사 창구로 활용돼고 있다는 지적이다.

◇ KNOC 신임 사장에 석유공사 전 기획예산처장

29일 <한스경제> 취재에 따르면 석유공사 자회사인 KONC서비스 신임 사장에 정연국 전 기획예산처장이 부임할 예정이다.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 2년이다. 정 신임 사장은 지난 1991년 4월 석유공사에 입사해 2020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기획예산처장을 역임했다.

앞서 KONC서비스 이사회는 지난 23일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의결했다. 정연국 전 기획예산처장을 회사의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해서다.

KONC의 임시주주총회는 오는 30일 예정이었으나 정관에 따라 주주 전원 동의를 거쳐 소집절차를 생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임시주주총회 결의에 갈음해 주주 전원 서면동의로 정연국 전 기획예산처장을 신임 사장에 선임할 것으로 전해졌다.

KONC서비스는 지난 2019년 12월 설립해 이듬해 1월 정식 출범한 석유공사의 자회사다. 환경미화와 경비순찰업 등 사옥 관리를 주 업무로 하며 문재인 정부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을 시행하고자 설립됐다.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석유공사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KONC서비스 사장 임명에 입김을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 역대 사장 모두 석유공사 퇴직 간부…노조 “또 낙하산 인사”

특히 KONC서비스는 수익성이 크지 않은 건물 관리 사업을 하다 보니 재무상황이 녹록지 않은 공공기관 자회사 중 하나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96만원에 그친 게 대표적이다. 정규직 전환이라는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근로조건 향상과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으로 퇴직 간부보단 전문경영인이 필요한 회사다.

문제는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꾸려나가도 부족할 상황에서 석유공사 퇴직 간부가 또다시 사장으로 선임, 구태의연한 행태를 반복 중이라는 점이다.

초대 고규정 사장은 석유공사 부사장 겸 기획재무본부장이었고 2대 김경민 사장은 경영지원본부장 출신이다. 3대 백오규 사장 역시 석유공사의 탐사생산본부장이었다. 설립 후 줄곧 전문경영 능력 보유와는 거리가 먼 인사들이 자리를 차지한 셈이다.

노조 역시 이번 신임 사장 선임을 두고 낙하산 인사 행태가 반복됐다고 비판한다. 전문경영인이 아니기 때문에 2년간 눈에 띄는 실적을 낼 수 없을뿐더러 자회사 직원의 근로조건 개선은 하지 않은 채 석유공사의 눈치만 볼 게 뻔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자회사 사장 선임은 사실상 석유공사 사장의 입김이 작용한다”며 “이사들이 본사 처장인 만큼, 본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본사가 과거 용역 시절과 비슷하게 자회사 임금까지 설계하는 상황에서 퇴직 간부 출신의 사장이 해당 문제를 개선할 가능성이 작다”며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2년간 자회사에서 큰 실적을 낼 수 없다. 결국 석유공사 눈치만 보다 임기를 채울 공산이 크다”고 비판했다.

김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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