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6일 산경장회의 개최 및 대우조선 인수 본계약
인수·매각 큰 변수 없을 것…내년 3~4월께 마무리
글로벌 종합 방산·친환경에너지 분야 등 시너지
대우조선 재무상태·한화 경영진 교체 등 막판 변수
"경영권 승계 수단 아닌 그룹 발전을 위한 것"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의 새 주인이 될 전망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추진한지 14년 만이자 대우그룹 해체 이후 24년만이다.

한화그룹은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글로벌 종합 방산 기업은 물론 친환경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 이후 대우조선해양 측의 대대적인 경영진 물갈이도 이뤄질 가능성이 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향후 거취와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도 관심이 쏠린다.

한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

정부는 16일 오전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선 정부가 한화그룹의 산업은행 소유 대우조선해양 지분 인수를 최종 승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승인 큰 이견 없이 통과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본계약은 이날 중 진행될 예정이며 이후 국내외 인허가와 최종 지분 매매 절차가 남았지만 업계는 인수와 매각에 큰 변수는 없을 것이라는게 업계 설명이다. 

인수 절차는 내년 3~4월께 끝날 예정으로 인수가 모두 마무리되면 한화그룹은 지분 49.3%, 산업은행이 28.2%를 보유하게 된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 9월 26일 대우조선해양의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내용의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김승연 회장이 2008년 대우조선해양 인수 추진 당시 6조원을 제안한 것에 비하면 훨씬 좋은 조건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인도한 셔틀탱커 신드레 크누센호.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인도한 셔틀탱커 신드레 크누센호. /사진=대우조선해양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함으로써 구축함과 군함, 잠수함, 경비함 등 특수선 건조 역량을 확보해 육·해·공 통합 방산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미사일과 로켓, 장갑차 분야에서 부상하고 있는 한화그룹이 특수선 건조 역량까지 갖출 경우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화석연료 기반이었던 한화그룹은 현재 그린에너지로 탈바꿈해 조선사를 확보할 경우 에너지 트레이딩 역량이 확대될 수 있다. 생산에서 운송, 발전으로 이어지는 에너지 밸류체인을 구축해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

하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수년째 적자 행진 중인 대우조선해양의 재무 상태가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인수 이후에도 추가적인 자금지원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이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자체적으로 위험요소를 해소하고 재무부담을 줄여나가고 있어 이 점은 한화그룹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교체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신임 대표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단 총괄을 맡은 정인섭 전 한화에너지 대표 등이 거론된다. 정 전 사장이 경영지원본부장 역할을 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에는 한화그룹 3남이 지분을 고루 갖고 있는 한화에너지의 자회사가 참여하는데 이번 인수로 한화에너지의 기업가치가 커져 향후 경영권 승계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 일본·싱가포르법인이 참여했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임팩트파트너스는 인수 자금의 약 45%를 지급해 향후 경영권 승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경영권 승계 수단이 아닌 그룹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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