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LG 사업보고회 마무리 후 그룹 체질 개선 본격화
메타버스, 글로벌 시장 집중 3대 신사업 선정
LG전자, 유니티 MOU·메타버스 생태계 확장 등
AR·VR 등 메타버스 글로벌 시장 규모 1220억달러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LG그룹이 한달여간 진행한 계열사의 릴레이 사업보고회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LG그룹은 사업보고회를 마치면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체질 개선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LG전자는 최근 본격적인 침체 국면에 들어선 가전 사업의 실적을 메우기 위해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메타버스를 꼽았다.

가전 컬러, 소재를 선택해 내 취향에 맞는 공간을 직접 만들 수 있는 LG Home by Objet Collection 관. /사진=LG전자
가전 컬러, 소재를 선택해 내 취향에 맞는 공간을 직접 만들 수 있는 LG Home by Objet Collection 관. /사진=LG전자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집중할 신사업으로 헬스케어, 모빌리티 인프라, 메타버스 등 3개 분야를 최종 확정했다. 해당 분야는 조 사장이 2020년부터 준비해 온 차세대 신사업 프로젝트다. LG전자는 가상현실 두뇌 트레이닝과 3D 작업공간 기술 등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과 협업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달엔 실시간 3D 콘텐츠 제작 및 운영 플랫폼 제공 업체인 유니티와 디지털 휴먼 및 메타 홈 기술 개발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LG전자의 음성인식·자연어 처리·상황이해 기술과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및 디지털 트윈, 디지털 휴먼 구현 등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는 유니티 엔진이 접목되면 사실적인 디지털 휴먼 및 메타 홈 구현을 위한 기술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김병훈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은 "LG전자의 사람과 공간에 대한 이해와 유니티의 그래픽 노하우가 만나 가상공간에서도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인기 게임 내 LG 가전 체험 존을 조성하거나 고객 집과 똑같은 메타 홈을 구현하는 등 지난해부터 메타버스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AI 기반 서비스와 솔루션을 발굴하기 위해 뉴로-심볼릭 AI나 초거대 AI와 같은 미래 AI 기술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또 LG전자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고객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워크숍을 개최했다.

최근엔 미국에서 가상 반려동물 사업 상표권인 펫타버스를 출원하며 메타버스 생태계 확장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LG전자 상표권 출원 서류에서는 펫타버스가 '가상현실에서 반려동물과 관련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 소프트웨어'라고 설명된 것으로 확인된다.

업계 관계자는 “상표권 선점은 본격적인 사업화 이전 단계인 만큼 LG전자가 가상 반려동물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LG전자가 MZ세대를 위한 차별화된 가상 반려동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펫타버스는 상표권 선점 차원에서 출원한 것"이라며 "사업화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 메타버스 특허 출원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262건으로 1위, LG전자는 66건으로 3위다. 전 세계 가전과 TV를 선도하는 두 강자가 메타버스 시장을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도 메타버스 관련 상표권 출원이 지난 2월 한 달간 1만6000건 이상을 기록했다.

딜로이트 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등 범 메타버스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1220억달러에 달한다.

최정화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