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하만, 3Q 영업익 작년·전분기 比 160%·210%↑
디지털 콕핏·인포테인먼트·카오디오 등 성장 주도
삼성전자-하만, 전장사업 시너지 구축 본격화
미래 모빌리티 확장…하만, 전장 교두보 역할할 것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반도체와 TV 등 주력 사업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장사업이 삼성 그룹 내 새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하만이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총 9조2727억원을 들여 하만을 인수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어 M&A 실패설까지 거론된 상황이었다. 그런 하만이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올해 상반기 세계 시장 점유율(25%) 1위 차지한 삼성전자-하만 디지털 콕핏. /사진=하만
올해 상반기 세계 시장 점유율(25%) 1위 차지한 삼성전자-하만 디지털 콕핏. /사진=하만

6일 업계에 따르면 하만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51%, 160% 증가했다. 전 분기에 비해서도 매출은 22% 올랐고 특히 영업이익은 210%나 급성장했다. 

하만은 디지털 콕핏, 텔레매틱스, 카 오디오 등 전장부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하만 수익이 급상승한 데에는 커넥티드카 기술 및 솔루션의 견조한 수요와 소비자 오디오 판매 증가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디지털 콕핏(차량 내부 운전 시스템) 분야는 올해 상반기 세계 시장 점유율 25%로 1위를 차지했다. 기기 간 연결 및 제어 허브 역할을 하는 디지털 콕핏은 자동차 IT화에 따른 차량 내 경험 시장 확대로 10년 내 2배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와 카오디오 시장에서도 업계 1위로 시장을 선도한다. 최근엔 텔레매틱스 분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하만은 유럽과 북미 주요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대형 수주를 따내 지난해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BMW에 이어 올해 도요타와도 공급 계약을 이끌었고 계약 규모는 1000억원대로 추산된다. 현재 하만은 메르세데스-벤츠 럭셔리 전기차 EQS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 플랫폼을, BMW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기차 iX엔 5G 차량용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전 세계 전장 사업 시장 규모가 2024년 4000억달러에서 2028년 7000억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9월 8일(현지시간) 멕시코에 위치한 하만 공장을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사업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9월 8일(현지시간) 멕시코에 위치한 하만 공장을 방문해 관계자로부터 사업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이런 시장 상황을 반영해 하만을 적극적으로 챙기는 모습이다. 이 회장은 지난 6월 유럽 출장에서 유럽 하만을 방문한데 이어 9월 중남미 출장에서도 하만 멕시코공장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이 회장은 "자동차 업계의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며 전장사업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최근 삼성글로벌리서치(구 삼성경제연구소)도 올해 전장사업 관련 팀을 신설하고 연구 인력 확보에 나서며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업계는 그룹 싱크탱크 역할을 맡고 있는 삼성글로벌리서치가 본격적으로 전장팀을 꾸린 만큼 이 회장이 전장사업 경영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하만과 삼성전자 협업 확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IT 기술과 접목되면서 점차 시너지를 내고 있단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하만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전장사업팀을 꾸리기도 했지만 공동개발 정도에 그쳐 시너지를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인공지능과 알고리즘 등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전사 역량 잘 융합한다면 전장사업 확장 용이해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하만이 그룹 전장사업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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