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위 국감, ‘니나’ 반말에 아수라장 된 국감장
법사위 국감 ‘편파진행’ ‘언중유골’ 여아 간 설전
[한스경제=박수연 기자] 지난 4일 시작된 2022년 국정감사가 첫 주를 마무리했다. 나흘간 이어진 국정감사는 윤석열 정부를 둘러싸고 여야 신경전이 이어졌으며 야당의원들과 장관의 기싸움 등도 오갔다.
◇ “버르장머리가 없잖아 지금” 책상 쾅
지난 4일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정부를 ‘거짓말 정부’라고 한 이해식 더불어민주당의원의 발언을 놓고 여야 간 고성이 오갔다.
이해식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 이전에 496억원이면 충분하다고 한 점과 취임식 명단을 파기했다고 한 점, 욕설 및 비속어 논란을 일으키고 ‘기억이 안 난다’고 답한 점 등을 들어 윤 정부가 ‘거짓말 정부’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있지도 않은, 사실 논란이 있는 사실들을 단정적으로 말하며 거짓말 정부로 몰아붙이는 말씀은 위원장이 엄격한 주의를 시켜야한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김교흥 더불어민주당의원은 “언제부터 국회가 발언에 대한 통제를 받아야 하느냐”며 “국회의원의 발언을 가지고 이래라 저래라 하면안된다”고 받아쳤다.
이만희 의원은 “통제할 의도 아닙니다”라고 답했지만 김 의원은 곧바로 “통제하고 있잖아요”라고 언성을 높였고 이 의원도 “들으세요 좀”이라며 소리쳤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버르장머리가 없잖아 지금”이라며 책상을 내리치기도 했다.
◇ “가만히 계셔라 VS 니나 가만히 계세요”
5일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아나바다’ 질문을 놓고 여야 간 설전과 고성이 오가자 복지위 회의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아나바다’는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기의 줄임말로, 윤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세종시 어린이집 방문 당시, 아이들이 ‘아나바다’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아나바다 시장놀이가 무슨 뜻이냐”고 질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김원 더불어민주당의원은 이와 관련해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현장 소통을 시도해서 그런지 대통령이 현장만 가면 논란이 된다”고 지적했고 곧바로 강기윤 국민의힘의원이 “대통령이 아나바다를 아느냐, 모르냐 같은 부분을 침소봉대해서 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동료 의원이 복지부를 상대로 질의한 내용을 왜 품평하느냐”라며 “본인은 본인 질의 시간에 대통령을 옹호하든 복지부를 옹호하든 해당 발언을 설명하든 해라. 가만히 계셔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강 의원은 “니(너)나 가만히 계세요”라고 언성을 높였고 김 의원은 “지금 뭐라고 하셨냐. 정정할 기회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 의원은 “내가 니라고 왜 못해”라며 “당신이 나를 훈계할 수 있느냐”고 몰아붙였다. 이후 야당 의원들이 강 의원에게 사과를 촉구하면서 고성이 이어지자 정춘숙 복지위원장은 회의를 중단했다.
◇ 김도읍 위원장 “고함지르지마”…野 “편파적 진행”
6일 법무부를 상대로 한 법제사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감사원 논란’을 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의원은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나눈 문자를 언급하며 정감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감사원은 잘 아시다시피 헌법상 독립성, 중립성을 지켜야 할 기관인데 문자내용을 미뤄볼 때 사실상 대통령실에 배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되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국민의힘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전체적인 내용이 오늘 국정감사와 관련이 없다고 판단된다”며 발언을 제지했다.
그러자 김남국 의원은 “관련이 있다”며 “위원장 때문에 말을 못한다”고 언성을 높였고 김 위원장은 “고함 지르지 말라”며 김남국 의원의 발언을 다시 제지했다.
이어진 의사진행발언에서 조수진 의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도 감사원의 서면 조사를 받았다”며 “전 대통령은 불가침의 성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위원장은 조 의원 발언도 제지하라”고 비판하며 수차례 “위원장님”을 외쳤지만 위원장이 제지하지 않자 “위원장은 편파적 진행 그만둬라”고 항의했다.
◇ 한동훈 장관과 박범계 의원 사이 오간 ‘언중유골’
6일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신경전도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은 부드러운 어투로 대화를 나누는 듯 했지만 말 속에 뼈가 있었다.
박범계 의원은 이날 한동훈 장관이 고등학생의 풍자만화인 ‘윤석열차’에 대해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나 혐오나 증오 정서가 퍼지는 것에 반대한다”고 답한 것을 문제 삼았다.
박 의원은 “정작 장관께선 전임 정부와 인사들에 대해 혐오와 증오 정서를 갖고 있지 않은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한 장관은 “저도 잘 생각해보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혹시 본인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국가를 운영하는 데 있어 대단히 좋지 않은 정서”라고 지적했고, 한 장관은 “저는 그렇지 않고 의원님도 저한테 안 그래 주셨으면 좋겠다”고 받아쳤다.
박 의원도 지지 않고 “내가 오늘 얼마나 부드럽냐”며 “제가 안그러면 안그럴래요?”라고 말했다.
이후 이어진 질의에서 박 의원은 한 장관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한 장관이 답변 과정에서 고개를 끄덕이자 박 의원은 “고개 끄덕이지 말고 답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밤까지 진행된 질의에서도 둘의 팽팽한 기싸움은 계속됐다. 박 의원이 “수원지검 2차장을 감사원으로 보낸거는 영전이요, 물먹은 거요”라고 묻자 한 장관은 “저한테 말씀하시는 건가요”라고 답했다.
박 의원이 “그럼 제가 누구한테 얘기하나”라고 묻자 한 장관은 “반말하시길래 혹시 물어봤다”고 답했고 박의원은 “‘이요’라고 했는데 반말인가. 감사를 오래 받으니 귀가 좀 그러시나”라고 쏘아 붙였다.
박수연 기자 dduni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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