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KB자산운용, 올 초 매각 작업 돌입
6월 우협대상자 선정…9월 마무리 계획
최대 임대인 SK그룹…매각 변수 될 수도
종로타워. 김현기기자

[한스경제=김현기 기자] 과거 ‘국세청 빌딩’으로 유명세를 탔던 종로타워 매각에 속도가 붙고 있다. 열흘 내 새 주인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종로빌딩을 소유하고 있는 KB자산운용이 제한적 경쟁입찰 방식으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물색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종로빌딩 매각을 위해 지난 2월 애비슨영 코리아-존스랑라살(JLL) 코리아 컨소시엄을 매각 자문사로 선정했다. 지난달 말 몇몇 기업이 인수 의향서 등 관련 서류를 제출했고, 이달 중순 안에 우선협상대상자가 낙점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8~9월 중 딜이 완료된다.

지상 33층, 지하 6층 규모인 종로타워는 지난 1999년 삼성생명이 직접 건설한 뒤 활용했으며 국세청에 일부 임대를 주면서 ‘국세청 빌딩’으로 입소문이 났다. 2016년 이지스자산운용을 거쳐 2019년 KB자산운용이 5000억원 안팎에 사들여 새 주인이 됐다. KB자산운용은 인수와 함께 1120억원 규모의 공모펀드를 내놨으나 수요 예측 실패로 미매각 물량이 발생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와 함께 부동산 투자 열기가 타오르면서 종로타워 가치는 부쩍 상승했다. 이에 따라 KB자산운용은 공모펀드가 청산되는 올 하반기에 종로타워 매각을 통해 차익 실현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종로타워에 SK그룹 계열사들이 줄줄이 입주한 것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KB자산운용이 인수할 때만 해도 가장 큰 임차인은 8개층을 빌려 쓰는 공유오피스업체 위워크였다. 그러나 위워크는 코로나19에 따른 재택 근무 확산 등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경영난에 부딪혔다. 당초 2038년까지였던 임대차 계약기간을 단축, 지난해 해지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 공실 우려가 불거지기도 했으나 SK그룹이 나타나면서 종로타워 가치가 계속 유지 됐다. SK그룹은 위워크 쓰던 8개층을 포함해 총 11개층을 임차한 상태다.

SK 측은 종로타워에 ‘그린 캠퍼스’를 만들고 SK E&S와 SK에코플랜트,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온, SK임업 등 친환경 사업 6개사를 3일까지 입주하도록 했다.

시장에선 종로타워 인근에 있는 센트로폴리스 빌딩 등과 비교해 종로타워 인수가액을 7000억~7500억원(평당 3300만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큰 임차인이 된 SK그룹이 종로타워 인수에 적극적이라는 얘기도 있다"며 "SK 측 움직임이 매각 및 인수가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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