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은행·카드·보험사, 레트로 감성 마케팅 지속
레트로, 금융거래 활성화 및 충성도 제고에 영향
사회 전반에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 역시 광고, 상품 등에 레트로를 접목한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이 ‘착한 리뷰송’ 광고에 레트로 감성을 접목했다. /신한은행 제공 
사회 전반에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 역시 광고, 상품 등에 레트로를 접목한 마케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이 ‘착한 리뷰송’ 광고에 레트로 감성을 접목했다. /신한은행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사회 전반에 걸쳐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금융권도 상품에 레트로를 접목시킨 마케팅에 열중하고 있다. 

레트로는 회상(Retrospect)의 줄임말로 과거의 익숙함과 편안함을 불러일으켜 긍정적 위안과 행복을 즐기도록 유도하는 시대적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레트로는 과거의 향수를 추억하는 40~50대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하지만, 최근에는 ‘뉴트로(New+Retro)’로 이름 아래 신선함과 재미를 더해 20대 전후의 Z세대에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을 비롯해 카드, 보험사 등은 카드와 통장, 그리고 점포와 같은 믈리적 요소를 비롯해 커뮤니케이션과 프로모션 등의 브랜드 활동에도 다양하게 레트로를 접목, 활용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온·오프라인 마케팅에 레트로 감성을 접목해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비금융 서비스인 배달앱 ‘땡겨요’에서 악성 리뷰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는 ‘착한 리뷰송’을 레트로 감성의 뮤직 비디오 형식으로 제작했다. 

또한 오는 6월에는 신한은행 창업 40주년을 기념해 오프라인 체험공간인 '참신한 다방'을 오픈한다. 신한은행은 창업 당시(1982년)의 은행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레트로 느낌의 카페 공간을 구축, 우리나라 금융의 역사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광주광역시의 컬쳐뱅크(특화 복합점포) 7호점인 ‘라운지 1968’를 라운지와 LP음악 등을 활용해 시니어 아지트 콘셉트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구성했다. SBI저축은행은 과거 유행한 대중가요를 ‘저축가요’로 개사해, 시리즈 형태의 기업 PR캠페인에 활용해 유튜브 누적 조회수 100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DGB대구은행은 MZ세대 고객을 대상으로 특정 상품을 가입하는 고객에게 100% 경품을 증정하는 ‘MZ세대 레트로 파티’ 이벤트를 진행했다. 광주은행은 창립 51주년을 기념해 1980년대 수기통장의 디자인을 리뉴얼한 레트로 통장을 출시한 바 있다. 

캐롯손해보험은 지난해 신규 광고 캠페인 ‘댄싱퀸 신민아’편에 보니엠의 ‘바하마 마마’를 개사·편곡해 후크송으로 이용했다. 이 광고는 신민아의 퍼마일 댄스(디스코)로 레트로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하나카드는 1978년 한국 최초의 신용카드인 ‘외환비자카드’의 디자인을 그대로 본 뜬 ‘원큐데일리플러스’카드를, 롯데카드는 Lola(Laugh Out Loud Again) 카드에 롯데껌 상표인 주시후레시·스피아민트·후레시민트를 적용한 PLCC 출시했다.

광주은행과 롯데카드는 각각 1980년대 수기통장의 디자인을 리뉴얼한 레트로 통장과 롯데껌 상표인 주시후레시·스피아민트·후레시민트를 적용한 PLCC 출시했다. /광주은행, 롯데카드 제공
광주은행과 롯데카드는 각각 1980년대 수기통장의 디자인을 리뉴얼한 레트로 통장과 롯데껌 상표인 주시후레시·스피아민트·후레시민트를 적용한 PLCC 출시했다. /광주은행, 롯데카드 제공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레트로는 이성적 판단이 필요한 금융에서도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며 적극적인 금융거래를 유도하고, 로열티를 높이는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옛 것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면 투자의향이 적극적으로 변화하며, 과거를 그리워하는 태도와 브랜드 충성도 간에 플러스 상관관계가 형성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금융권은 발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서 기술과 추억이 융합된 레트로 현상은 새로운 트렌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레트로는 디지털이 갖는 간극의 차이를 향수와 회상을 통한 공감으로 극복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선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레트로가 단편적,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기보다 급속한 환경 변화에 지친 소비자의 피로를 해소하고, 디지털 전환의 간극을 좁히는 효율적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브랜드의 역사와 유산을 보유한 전통 금융기관은 경쟁이 심화된 금융환경에서 과거의 추억을 함께 할 수 있는 레트로를 활용함으로써 차별성 확보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윤 연구위원은 레트로의 효과를 배가시키기 위해선 ‘핵심 타깃 설정 및 소통 채널 마련’과 ‘기술 혁신과 레트로 감성 간의 접목’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같은 레트로 콘텐츠라 해도 세대별 주목하는 바가 다르고, 유발되는 감정에 차이가 있으므로 레트로의 주 타깃을 선정하고 콘텐츠를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슬로바키아의 ‘커뮤니케이션 투데이(Communication today)’에 따르면 레트로 감성의 식품을 구입할 경우 Z세대는 포장, 밀레니얼 세대는 맛, X세대는 제품 히스토리, 베이비부머는 품질에 더 민감히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윤 연구위원은 메타버스나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디지털 중심의 가상 금융이 진화하면서 최신의 첨단 기술과 과거의 익숙함을 접목하는 것은 신규 서비스의 수용도 제고에 효율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빈틈없는 기술력이 뒷받침된다면, 싸이월드 내 가상자산 거래 서비스처럼 추억과 조합된 신규 서비스는 더 큰 반향을 불러올 수 있다”며 “따뜻한 직원 응대가 추억으로 인식될 만큼 비대면 채널이 보편화된 지금, 디지털 서비스에 휴먼터치 감성을 더한다면 소비자의 신뢰·충성도를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레트로 감성은 중장년층뿐 아니라 MZ세대 등 전 세대에 친근하고, 효과적으로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며 “레트로 마케팅은 경제적으로 저비용 교효율화 마케팅 수단으로 지속·반복도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서 “사회적으로 주요 소비층의 교체, 디지털 채널의 발전 등으로 레트로의 영향력을 더욱 강해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성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