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그룹 제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쌍방울이 쌍용자동차 인수전에 참여 의사를 보인 가운데,  최근 인수전에 필요한 인수자금 조달 준비를 마쳤다. 
 
11일 쌍방울그룹에 따르면 특수장비자동차 업체 광림은 KB증권,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쌍용차 인수자금 조달 준비를 완료, 본격적인 인수작업에 돌입했다.
 
쌍방울그룹은 광림을 비롯해 쌍방울, 나노스 등을 통해 쌍용차를 인수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자금 조달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향후 공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쌍방울그룹은 현재 여러 투자자로부터 투자 제의를 받고 있다며 자금 조달에 대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쌍방울은 이번 쌍용차 인수전을 둘러싸고 주가 상승을 틈타 계열사 주식을 팔아치워 차익을 실현했다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쌍방울그룹이 쌍용차 인수 검토에 따른 주가 폭등으로 상장 계열사 대부분이 주가가 폭등했는데, 광림이 최대주주로 있는 그룹 계열사 미래산업이 계열사 아이오케이 지분을 돌연 매도하면서 주가 부양 의혹 등을 제기된 것이다. 주가가 폭등하자 시세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의혹이다. 
 
11일 한국거래소 기업공시 채널 카인드에 따르면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미래산업은 또 다른 계열사 아이오케이 주식 647만6842주를 124억1479만원에 처분했다고 지난 4일 공시했다. 이 가운데 493만6145주는 공시 당일 장내 매도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미래산업은 주당 매도가가 1978원이라고 밝혔다. 490만주 이상의 대량 장내 매도가 이뤄진 4일은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 추진 소식이 알려진 뒤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급상승한 시기라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논란이 일자 그룹 측은 이번 매도를 통한 차익실현은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매도는 회사의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진행된 것일 뿐, 부도덕한 행위는 없었다"고 말했다.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 
 
한편 쌍방울 이어 KG그룹까지 쌍용차 인수전에 잇달아 뛰어들면서 본입찰에는 ‘2파전’ 구도가 예상된다. 앞서 입찰에 뛰어들었던 이엔플러스는 신규사업에 집중하고자 최종적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들 후보군이 쌍용차를 인수·운영을 위해서는 조 단위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덩치가 작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쌍방울 그룹은 기업 규모는 크지만 그렇다고 쌍용차를 삼키기에는 자금력이 풍부한 편은 아니다. 컨소시엄의 주축이 광림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733억 원이며, 1년 내 환금할 수 있는 자산인 유동자산은 1328억 원이다. 같은 기준으로 쌍방울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6억 원, 유동자산은 2713억 원이다. 광림은 쌍용차 인수를 위해 안정적인 자금 조달 창구를 확보했고,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투자제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금 조달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은 앞으로 공시를 통해 밝히겠다는 방침이다. 쌍방울그룹은 재무적 투자자(FI) 유치가 관건이나 쌍용차의 인수비용과 운영자금을 책임질 만한 큰 손을 빠르게 영입할 수 있을지는 현재까지 미지수다. 
 
KG그룹은 현재 거론되는 인수 후보군 중 자금력이 가장 탄탄하다는 평가다. KG그룹은 국내 최초 비료회사인 경기화학(현 KG케미칼)을 시작점으로 적극적인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KG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KG케미칼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3600억 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KG그룹은 부족한 자금을 올해 하반기 납입될 KG ETS 매각 대금 5000억 원으로 확보하면 쌍용차 인수전에 어느 정도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쌍용차 인수 완료 후 소요되는 운영자금까지 고려하면 도합 1조원대 자금을 동원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인수 후보들의 재무 상황을 따져보면 이를 감내할 만큼 자금을 끌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관계자는 "쌍용차 인수전으로 주가가 널뛰기를 하는 가운데 인수 의사를 밝힌 기업들이 인수에 과연 진심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채권단, 업계가 만족할 만한 자금력을 증명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기업들이 끝까지 지금과 같은 입장을 유지할지는 더 두고봐야한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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