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불확실성에 투자자 이목 끈 안전자산 
리스크 해소로 상승 제동 걸릴 수 있어
비중확대보다 환경 변화 관측 우선해야
국내 증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금ㆍ달러ㆍ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증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금ㆍ달러ㆍ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최인혁 기자] 증권시장을 억눌러오던 리스크인 고유가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 이에 위험자산 보유심리가 개선될 기미를 보여 대안투자처로 꼽히던 안전자산의 상승세가 주춤할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금융투자업계는 시장의 변화가 감지되는 만큼 안전자산에 대한 비중확대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이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장중 2700선을 회복함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변화가 올 것으로 전망됐다.

그간 안전자산은 붕괴되는 증권시장의 대피처로 각광받아 왔다. 외국인투자자가 3월에만 증시에서 5조원을 매도하는 등 강한 매도세를 보이며 셀 코리아를 이끈 영향이 크다. 외인들의 가파른 이탈은 시장의 변동성을 급격하게 키웠다. 이에 최근까지 코스피 지수는 2600선까지 후퇴하며 높아진 변동성으로 연일 신음했다.

시장이 위축되자 투자자들은 헤지전략으로 안전자산 투자에 나서게 됐다. 이에 증시에서 이탈한 자금은 금ㆍ달러ㆍ채권 등으로 몰려들었다.

가장 주목받은 자산은 채권이다. 증시 하락을 이끈 외국인의 자본이 채권시장으로 유입되며 자산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하락장이 시작된 지난 1월부터 증권시장에서 이탈해 채권을 지속 순매수 중이다. 그 결과 이들이 보유한 채권금액은 2월 말 기준 221조 9000억원으로 올해 외국인 채권 보유금액 최대치를 경신했다.

더불어 전통 안전자산인 금으로도 자금이 지속 유입되고 있다. 17일 오전기준 금 현물ETF인 KINDEX KRX금현물 상품은 순자산총액이 150억원에서 180억원으로 3월에만 약 20%가 늘었다.

이처럼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려드는 이유는 수익률 때문이다. 올해 코스피가 11% 하락하는 동안 국채 3년 물 기준 금리는 연초 1.855%에서 3월 2.268%로 불과 두 달간 0.413%p나 상승했다. 금 현물상품의 경우에는 3월 최고가 기준 1만 1400원으로 연초(1만 255원)대비 11%나 증가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변동성 높은 증권시장을 대신해 안전자산 비중확대에 적극 나서게 됐다.

그러자 금융투자업계는 안전자산 비중확대를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투자자들을 안전자산으로 몰아넣었던 리스크가 완화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배럴당 100달러를 초과하며 인플레이션을 유발했던 유가가 하락 전환하자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는 점을 꼽았다.

게다가 17일에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시장의 예측과 부합한 결과를 보여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더불어 우크라이나와 휴전 협상을 앞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군은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계획이 없다”며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에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혀 지정학적 리스크도 대폭 축소됐다. 따라서 위험자산 선호심리 회복의 기미가 관측돼 안전자산의 가치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정상화 속 귀금속 투자에 대한 비중확대는 시기상조다”며 “특히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중단을 골자로 한 협상과 전시 상황 종료 시에는 안전자산 수요의 가파른 후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경과를 예측하기 어렵고, 미국의 제재수위가 강화될 수 있다”며 “방향성을 단정하기에는 조금 더 관측이 필요하지만 3월 FOMC회의결과가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고 유가가 하락 전환한 만큼 안전자산 쏠림현상이 완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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