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사무총장·CEPI 대표 등과 면담·서한 통해 지지 요청
교육·훈련 통한 글로벌 인적네트워크·국내산업 동반성장 등 효과 기대
[한스경제=김동용 기자·박지은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글로벌 바이오 인력 양성 허브로 대한민국을 단독 선정한 배경에는 청와대와 정부·국회의 외교적 노력이 있었다. 최근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세계 각 국이 '위드코로나' 전략을 수립하거나 일부 시행 중인 가운데, 바이오 인력 양성 허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합의'부터 정부의 'K-글로벌 백신 허브와 비전 전략' 수립에 이어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선정에 이르기까지 과정과 그에 따른 긍정적 효과들를 살펴봤다.
◆ 文대통령의 '백신강국' 빅픽처,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이 기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WHO가 한국을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선정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백신 허브 국가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기쁘다"며 "우리나라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역량과 교육 인프라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5월 한미정상회담 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합의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 등 그간의 외교적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실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지난달 25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선정에 영향을 미친 외교적 노력의 기점으로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언급했다.
박 수석은 "WHO가 전 세계를 상대로 공모를 한 것이고 경쟁이 굉장히 심했다"며 "몇개의 나라가 어떻게 경쟁했는지는 밝힐 수 없지만, 우리나라가 백신 바이오 의약품 생산 역량이 세계 2위이기 때문에 지난해 5월 21일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의 생산력과 미국의 기술력을 결합해 전 세계 감염병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내용의)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에 합의한 적이 있다"고 상기시켰다.
박 수석은 "어떤 프로젝트도, 어떤 나라도 우리와 협력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고, 그것을 이용해 우리는 작년 8월 5일 'K-글로벌 백신 허브와 비전 전략'을 수립해 2025년에 세계 5대 백신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그러한 우리의 역량, 국제사회에 기여하길 바라는 우리의 가치 등이 (WHO로부터) 정확하게 인정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 대통령·국회의장·국무총리·외교부 '일심동체'…긴밀한 협력 지속
청와대와 국회·외교부는 일심동체가 돼 적극적으로 외교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16일 청와대에서 감염병혁신연합(CEPI) 리처드 해쳇 대표를 접견하고 "한국은 개도국의 백신 전문인력 양성에 기여하기 위해 WHO의 글로벌 백신·바이오 인력 양성 허브를 유치하고자 한다"며 CEPI의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11월 23일에는 박병석 국회의장이, 12월 17일에는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이, 올해 1월 27일에는 김강립 식약처장이 각각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을 만나 한국이 인력양성 허브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유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해 12월 13일 WHO 사무총장에게 우리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를 밝히는 서한을 송부했으며, 외교부는 같은 달 17일 열린 '제6차 한미 고위급 경제회의(SED)' 등 주요 고위급 외교행사 계기마다 한국의 허브 선정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다.
◆ 올해 글로벌 바이오 훈련생 370명 양성…'K-바이오 산업' 성장 박차
인력양성 허브는 중·저소득국의 백신 자급화를 위해 백신과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에 대한 교육 및 훈련을 제공하는 중심 기관을 의미한다.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추격국가에서 선도국가로 쉼 없이 전진하고 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정부는 인력양성 허브 지정에 따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2곳에 바이오 생산 공정 공공실습장을 확충하고, 교육장 2곳와 전담 훈련시설도 추가로 개소할 계획이다. 올해 글로벌 바이오 훈련생 370명을 양성하기 위해 7월부터 실제 교육에 들어간다. 내년에는 교육생 규모가 더 확대될 예정이다.
전체 인원과 별도로 우리나라 교육생 150명도 올해 교육 대상에 포함된다. 바이오 생산 교육 설비가 구축되는 2025년부터는 매년 2000명 규모의 개발도상국 훈련생을 초청한다. 이를 통해 형성되는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는 국내 기업의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세계적 백신 연구개발 생산기업들이 각종 설비를 국내에 유치하는 계기가 돼 국내 소재 산업도 동반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향후 인력양성 허브를 넘어 아시아권 백신 생산 거점 기지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동용 기자 dy0728@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