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트룩시마 견조…진단키트 반영
주가, 고점 대비 반토막
분식회계 혐의 장기화 가능성
셀트리온 2공장. /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 2공장. /셀트리온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셀트리온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주가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정례회의에 대심제(對審制)를 적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지난해 예상 매출은 전년 대비 1.75% 증가한 1조881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7596억원으로 전년보다 6.66% 오를 것으로 봤다. 이같은 실적을 달성한다면 2020년에 이어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매출 5918억원, 영업이익 224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66%, 36.3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마진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트룩시마’ 매출이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램시마 국내 사이트(시설) 생산분의 판매 비중 확대로 매출원가율이 개선됐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지난해 11월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유럽 정식 품목허가 소식에 따라 유의미한 매출 증가 기대감도 높다. 여기에 신제품 램시마SC와 유플라이마 판매계획 증가에 따라 좋은 실적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도 본격적으로 반영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9월 미국 국방부 조달청이 진행하는 구매사업에서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 디아트러스트 항원신속진단키트를 최대 7382억원 규모로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문제는 주가 부양이다. 셀트리온의 11일 종가는 15만8500원으로 지난해 2월1일 고점(38만3000원)과 비교해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자사주를 사들여 주가를 끌어올릴 계획이었지만 소용없었다. 회사는 지난달 10일 이사회를 열고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54만7946주(약 1000억원 규모) 매입을 결정했다.

뼈아픈 대목은 주가 불확실성이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결론이 길어질 것으로 본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회계 감리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의약품 국내 판권을 셀트리온에 200억원대에 판매하는 거래 방식으로 매출을 일으켰고, 셀트리온은 재고 자산 가치를 부풀린 혐의가 있다고 봤다.

증선위는 이달 말 예정된 정례회의 안건으로 셀트리온 분식회계 혐의를 상정할 예정이다. 이 경우 2개월 안에 결론이 내려질 수 있고, 위원 간 이견이 빠른 속도로 조정되면 낼달 의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분식회계 혐의 결과가 더 늦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심제를 적용하기로 결정해서다. 

대심제는 기업을 회의 현장에 출석시켜 혐의에 대해 방어할 기회를 제공한다. 재판과 같은 방식으로 심의를 진행하는 셈이다. 따라서 의결 역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 제도는 지난 2018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때 처음 적용됐다. 당시 금융당국은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지만, 5차례의 증선위 정례회의와 금감원 재감리를 거쳐 최종 결론까지 6개월 가까이 소요됐다.

금융당국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 셀트리온 사건을 2개월 안에 결론낼 것이란 입장이다. 다만 위원들 간 의견이 팽팽하고 갈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계획보다는 길어질 것으로 가능성이 크다.

한편 당국의 최종 결정에 따라 셀트리온은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는 것이다.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회계 위반으로 결론날 경우 결국 고의성이 핵심이 될 것”이라며 “고의성이 입증된다면 회계부정의 규모에 따라 검찰 통보나 고발 조치가 이뤄지고, 회계처리 기준 위반 규모가 자기자본의 2.5% 이상일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다”고 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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