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ICT·유통서비스·바이오의료, 2조5000억원 이상 증가…벤처투자 증가 견인
비대면 투자 비중 50% 상회…100억원 이상 유치기업 157개 역대 최대 
권칠승 중기부 장관 "지자체 출자 어려운 곳은 모태펀드 단독 진행 계획"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년 신규 벤처투자 실적 성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1년 신규 벤처투자 실적 성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2021년 벤처투자가 종전 역대 최대실적이었던 2020년 4조3045억원을 경신한  7조680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투자 건수와 건당 피투자 기업 수 역시 역대 최다를 기록하며 벤처투자가 활기를 띠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1년 벤처투자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별 투자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1분기에서 4분기까지 모두 동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는 처음으로 전년동기 대비 1조원 이상 증가했으며, 3분기는 단일 분기로는 처음으로 2조원을 넘었다. 4분기는 단일 분기로는 역대 최대인 2조4000억원이 투자됐다. 

업종별 투자동향을 살펴보면 2020년 투자가 감소했던 업종이 투자를 회복하면서 전체 업종에서 투자가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 시대에 유망산업으로 부상한 △ICT(정보통신기술)서비스 △유통서비스 △바이오·의료 분야가  총 2조5000억원 이상 증가해 지난해 벤처투자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업종별 투자 트렌드의 뚜렷한 변화도 확인됐다. 10년 전인 2011년 투자 상위 3개 업종은 △전기 △기계장비 △영상·공영·음반 △ICT 제조 순이었으나, 지난해에는 △ICT 서비스 △바이오·의료 △유통서비스 순으로 바뀌었다. 10년 사이 주요 투자 분야가 전통제조업과 문화공연 중심에서 '코로나 시대' 유망산업 문야로 변한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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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당 투자금액은 바이오·의료의 경우 기업당 투자금액이 다른 업종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분야 기업에 대한 벤처투자는 2020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4조119억원(52.2%)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비대면 투자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50%를 상회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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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력별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업력에 대한 투자가 증가했다. 

특히, 창업 3년에서 7년 사이의 중기기업에 대한 투자가 2020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전체 투자의 45.3%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중기부는 창업 단계에서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은 기업들이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이면서 후속 투자, 또는 스케일업 투자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했다. 

지난해 100억원 이상 대형 투자를 받은 기업들은 2020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역대 최대인 157개사로 확인됐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29개사)과 비교하면 무려 5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300억원 이상 투자 받은 기업도 1년 만에 10배 가까이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며, 한 해 1000억원 이상 투자 받은 기업들도 처음으로 등장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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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투자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투자 7조6802억원 중 후속으로 투자된 금액은 약 5조5000억원에 달했다. 전체 투자금액의 약 71%를 차지하고 있으며, 추세적으로도 증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기부 관계자는 "2020년 제정돼 시행된 벤처투자법은 제정 당시부터  후속투자와 대형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한 바 있다"며 "이에 대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올해도 이 같은 벤처투자 열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약 1조원 규모의 모태펀드를 출자해 2조원 이상의 벤처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권칠승 장관은 "이미 공고된 1차 출자는 모태펀드가 4300억원을 출자해 1조원 이상의 벤처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며 "분야는 비대면·그린뉴딜 등에 투자하는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를 비롯해 청년창업과 스케일업·글로벌화에 이르는 성장 단계별 분야 등"이라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2월 중에 6000억원 이상 규모의 2차 출자사업을 공고해 1조원 이상의 벤처펀드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2차 출자사업에는 중간 회수시장 활성화를 위해 M&A 펀드·LP 지분 유동화 펀드를 조성하고, 비수도권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지역 뉴딜 벤처펀드'도 1차 출자에 이어 포함할 계획이다. 

권 장관은 "(다만) 국내 벤처투자는 글로벌 추세에 비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미 연준이 양적긴축과 기준금리 인상 등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유동성에 대한 대두가 대두되고 있으며, 우리 벤처·스타트업의 자금줄인 벤처펀드 결성과 벤처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권 장관은 "이번 벤처투자 실적을 보면 수도권에 집중돼있다"며 "수도권에서 올린 벤처투자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자양분이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역투자 확대 계획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브리핑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코로나19로 경제상황이 어려웠던 가운데 벤처투자가 늘어날 수 있었던 원인'을 묻자 "(전제 조건은) 벤처업계의 자금과, 그 자금이 원활하게 유통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문재인정부 들어 연평균 1조원 이상씩 모태펀드를 출자하면서 벤처투자업계에 자금을 지원하는 효과를 거뒀고, 또 여러가지 관련 제도들을 개선한 것이 시너지 효과를 낸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권 장관은 '지역 격차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는 "광역단체들과 펀드를 매칭해서 만드는 방식으로 기본펀드를 만들었으나, 지역별로 관심을 갖는 곳도 있고, 갖지 않는 곳도 있어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그래서 여러 가지 사정상 지자체들이 출자하기 어려운 곳은 모태펀드 단독으로라도 진행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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