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청약 열기 여전히 뜨겁지만… 일부 단지서 미계약 사태
전문가 "'옥석 가리기' 심화… 둔촌주공이 바로미터 될 것"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연합뉴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연합뉴스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최근 청약시장에서 정반대 사례가 나타나면서 내년 분양시장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열기는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인해 지역별 편중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3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9일 진행된 ‘제일풍경채 검단 1차’ 1순위 청약 결과 723가구 모집에 3만1374건 청약이 몰려 평균 경쟁률 43.4대 1을 기록했다. 기존 검단신도시 최다 청약 접수건수인 1만6908건을 넘어섰다.

지난 28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e편한세상 검단 어반센트로’도 133가구 모집에 5784건이 접수되면서 평균 경쟁률 43.5대 1을 나타냈다. 같은 날 청약통장을 받은 ‘청라 호반베르디움 6차’도 68가구 모집에 5629건이 몰려 평균 경쟁률 82.7대 1을 마크했다.

올해 청약시장은 그야말로 ‘흥행불패’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20.52대 1로 지난해(27.94대 1)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세종과 서울은 각각 195.39대 1, 163.20대 1의 경쟁률로 2000년 이래 가장 높은 청약 성적을 기록했다. 지방까지 풍선효과가 이어지면서 지역을 가리지 않고 뜨거웠다.

특히 이번 달의 경우 내년 1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를 피하기 위한 ‘막차’ 수요가 분양시장에 대거 쏟아졌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부동산원 청약홈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이달(24일 기준) 사용된 1순위 청약통장 사용건수는 29만2127건으로 지난 7월(39만3662건) 이후 가장 많았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팀장은 “연내 입주자 모집공고를 받는 경우 아파트와 오피스텔 모두 중도금은 물론 잔금 대출 실행 시에도 차주 단위 DSR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12월 분양시장이 전형적인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분양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 일부에선 이상현상도 감지되고 있다. GS건설이 지난달 분양한 ‘송도자이더스타’는 당시 1순위 청약에서 1533가구 모집에 2만156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3대 1을 기록했지만 최근 진행된 당첨자 정당 계약에서 35%가량인 530여가구가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가 부적격자지만 일부는 신용대출 문제로 계약금 마련이 어려워 계약을 포기했다는 게 분양 관계자 전언이다. 이 단지 평균 분양가는 일부 층을 제외하면 중도금 대출 기준인 9억원을 넘는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대출 규제로 인한 영향이 상당하다고 봐야 한다”며 “혹여라도 입주할 때쯤 시세가 15억원을 넘을 경우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영향을 미친 케이스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잔여분 계약이 남지 않고 해소가 된다면 대출 여부와 관계없이 수요가 있다는 의미기 때문에 이 부분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내년도 올해처럼 청약시장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정부 사전청약 확대를 비롯해 서울 강동구 둔촌동 둔촌올림픽파크에비뉴포레(둔촌주공 재건축),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펜타스(신반포15차) 등 주요 정비사업 물량이 분양을 앞두고 있어서다.

그러나 DSR 등 대출 규제 강화와 더불어 금리 인상, 공급 확대 등 변수로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수석연구원은 “송도자이더스타 같은 미계약 사례가 반복해서 나타날 경우 이것이 시장 분기점으로 작동할 여지는 있다”며 “다만 최근 정치권에서 대출 규제 완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고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수요가 움직이지 않는 영향도 있어 내년 청약시장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선 물량이 많은 둔촌주공 분양 결과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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