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제20대 대선, ‘다자구도’ 경쟁판 형성…일부 주자 완주엔 ‘회의적’
野이준석 “안철수, 끝까지 후보로 뛸지에 대해선 안 그러실 것”
與이재명 “심상정, (완주) 의지 표명…함께 이기는 길 국민이 제시할 것”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 연합뉴스

내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각 정당의 후보들의 윤곽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다음달 1일 오전 대선 출마 선언식을 국회 잔디광장에서 진행한다. 안 대표는 지난 2012년과 2017년 대통령 후보로 대선 무대에 올랐었다. 2012년에는 무소속으로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다가 중도 사퇴를 했고, 2017년에는 국민의당 후보로 나서서 21.41%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안 대표는 최근 지역 방문에 박차를 가하며 ‘집권당’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을 향한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리며 대선 출마 가능성을 높였다. 실제 안 대표는 지난 29일 대구 청년센터 상상홀에서 취재진과 만나 “저는 이번 대선이 네거티브라든지 과거 발목 잡기가 아니라, 우리가 지금 미-중 신냉전 하에서 대한민국이 생존 전략이 어떻게 돼야 될 것인가, 또 앞으로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하는 미래 담론, 그런 것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이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서 좋다고 본다”고 운을 뗀 후 “지금 (치열하게 담론을 담아내는 인물이) 아무도 없다. 그게 불행”이라며 “그래서도 다들 이번 대선은 ‘놈놈놈’ 대선이다. 그러니까 ‘나쁜 놈, 이상한 놈, 그리고 추한 놈’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한탄을 하고 계시지 않나”라고 출마를 예고했었다.

안 대표가 다음달 1일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내년 3월 치러질 대선구도가 ‘다자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안 대표를 비롯해 현재 대선출마를 확정지은 인물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다음달 5일 확정될 국민의힘 후보 등 5명이다. 

그러나 야권 안팎에서는 ‘다자구도’의 내년 대선 윤곽이 변경될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 대선의 다자구도에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 변수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거대정당이 아닌, 제3지대 및 제3후보 측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야권관계자는 31일 한스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재 대선 구도가 ‘다자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내년 대선이 치러질 시기까지 변함없이 ‘다자구도’로 치러질지는 미지수”라며 “현재 다자구도를 구축하는 일부 제3후보들의 지지율은 5%를 넘기지 못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고 예의주시했다. 

연장선상으로 실제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대선 관련 주요토론회 참석의 전제조건은 ‘지난 전국단위 선거에서 5% 이상 득표율을 획득한 정당후보’다. 제3후보의 존재감이 얕을 경우, 대선 관련 매스컴에 노출될 행보에 제약이 걸리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대표와 심상정 후보의 지지율은 다자대결서 5%를 넘지 못하는 여론조사가 존재한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25~26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대선 4자 가상대결에서 이재명 후보는 34.6%,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예비후보가 출마할 때 34.4%, 심상정 후보 4.4%, 안철수 대표는 4%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안 대표와 심 후보 모두 5%의 지지율을 기록하지 못한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에서 홍준표 후보가 출마할 경우 상황은 달라졌다. 이재명 후보는 34.3%, 홍준표 예비후보 29.3%, 안철수 대표 5.7%, 심상정 후보 5.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90%)·유선(10%)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혼용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5.4%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리얼미터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아울러 지난 대선에서 제3후보들이 중도사퇴 또는 단일화를 한 사례 역시 ‘제3후보 완주론’의 무게감을 얕게 했다. 

윤용호 윤석열 국민캠프 국민통합특보는 28일 한스경제와의 전화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아닌 타 정당 대선후보들이 내년 대선까지 쭉 완주할 가능성은 솔직히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다자구도 대선이 치러진다고 할 때 안철수 대표나 심상정 의원 등은 완주를 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안 대표는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현 대통령과 단일화 과정에서 중도사퇴한 사례가 있고, 심 후보도 같은 해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며 사퇴하지 않았나”라고 부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 24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창당 발기인 대회 참석 후 취재진과 만나 안철수 대표의 대권 출마 관련 “출마하리라는 것은 일고의 의심도 없었고, 끝까지 후보로 뛸지에 대해선 안 그러실 것으로 생각한다”며 “안 대표가 이번에 출마하면 제 3지대론, 새 정치, 이런 것과는 다른 새로운 가치를 내야 하는데 저는 사실 그게 무엇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를 향한 중도하차 전망은 심 후보에게도 적용된다. 여권에서 심 후보와의 단일화를 연상시키는 분위기의 발언을 이재명 대선후보 입에서 거론된 게 이를 방증한다. 이재명 후보는 3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선에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기 때문에 개혁 진영이 최대한 힘을 모아야 한다”며 “어떤 형식이든지 힘을 합쳐야 한다. 심 후보 본인은 (완주) 의지를 표명하는데 정치는 정치인이 아니고 국민이 하는 것이다. 우리가 함께 이기는 길을 국민이 제시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우승준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