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프라이데이 맞아 공급망·생산라인 운영 좌우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LG전자가 올해 3분기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에서도 세계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세계 1위였던 미국 월풀을 제치고 LG전자가 올해 사상 첫 1위에 등극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LG전자 생활가전은 매출액 기준 올해 상반기 글로벌 경쟁사 월풀보다 약 1조600억 앞섰고, 이번 3분기에도 6000억원 이상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3분기 누적 기준 두 회사 매출 격차는 2조원 이상으로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월풀은 21일(현지시간) 3분기 매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3.7% 늘어난 54억8800만달러(약 6조35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57억5000만달러를 예상한 시장의 컨센서스(전망치)를 살짝 밑도는 실적이다.
지난 12일 3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한 LG전자의 생활가전 매출액은 사상 최대치인 7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했다. LG전자는 상반기 매출액이 13조5000억원으로, 11조9000억 원에 그친 월풀에 1조6000억원 앞섰다. 이에 따라 3분기 누적 기준 두 회사의 매출액 격차는 2조원 이상으로 벌어질 전망이다. 월풀이 4분기에 LG전자보다 2조원 이상 더 많은 매출을 올리지 못할 경우 LG전자 생활가전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첫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도 생활가전 부문에서 매출 5조1551억원으로 월풀을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북미지역 유통행사 영향으로 월풀이 LG전자를 9000억원가량 더 많은 매출을 달성해 연간 매출 글로벌 2위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는 월풀이 반도체 칩 부족으로 물량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작년과 같은 '블랙프라이데이 특수'를 누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반면 LG전자는 월풀에 비해 반도체 수급 압박을 덜 받으면서 월풀을 제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LG전자는 영업이익에서 이미 지난 2017년부터 월풀에 앞서며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도 LG전자는 2조35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월풀(1조8900억원)과의 차이를 벌렸고, 올해 상반기에도 1000억원 이상 앞섰다. LG전자의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 오브제컬렉션'을 비롯해 건조기, 스타일러, 식기세척기 등 고가의 프리미엄 가전이 꾸준히 인기를 끈 것이 호실적을 견인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3분기 들어 월풀의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되면서 하반기 영업이익을 놓고 양사가 글로벌 가전 시장 주도권 싸움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월풀은 3분기 영업이익이 5억5000만달러(약 63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를 웃도는 수치다. LG전자는 전기차 배터리 리콜 충당금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540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자업계는 물류대란과 반도체 부족 현상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세계 최대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공급망과 생산라인을 얼마나 원활하게 운영하는지에 따라 선두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정화 기자 choijh@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