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대선출마 선언하면 與대선구도 출렁…후임에 김부겸·원혜영·김현미 등 거론
정세균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제20회 공정거래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여의도 정계로 복귀할 전망이다. 시점은 4·7 재보궐선거 직후가 유력하다. 사실상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한 포석으로 읽히는 가운데, 정 총리가 본격 대선행보를 시작하면 여권의 대선지형도 출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 총리는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마친 뒤  '차기 대선 출마와 관련해 이번 선거가 끝나면 사의를 표명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달라'는 질문에 "대통령께 먼저 말씀 드리고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순리"라며 "아마 때가 되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대선 출마 의사와 4월 사퇴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은 셈이다.

정치권은 정 총리의 사퇴 시점을 4월 중순, 혹은 5월 초로 전망하고 있다. 후임 총리 후보자 인선부터 국회 인사청문회까지 최소 한 달 이상 소요되는 데다, 민주당 새 당대표 선출 일정(5월)도 함께 고려한 관측이다.

정 총리가 사퇴 직후 대선출마를 선언하면 여권의 대선지형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 총리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5%를 넘지 못하고 있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정 총리의 입지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만약 선거에서 패배해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정치적 치명상을 입는다면 당 내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견제할 수 있는 호남 출신 대선주자는 정 총리 뿐이다. 여권 일각에선 전남 영광 출신인 이낙연 위원장과 전북 진안 출신인 정 총리가 6월말 본격 대선레이스에 돌입하면 '호남후보 단일화'를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 총리 사퇴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문재인정부의 개각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등의 3기 신도시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싸늘해진 민심을 고려하면 국면 전환을 위해서라도 '물갈이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와대는 이미 후임 총리 인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 총리는 이미 올해 초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에서 차기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는 전언이다.

후임 총리 후보자는 민주당 김부겸·원혜영 전 의원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김부겸 전 의원은 당 내에서도 추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낙연 전 총리(現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와 정세균 총리가 모두 호남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해 지역 안배 측면에서 대구 출신인 김 전 의원의 발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정치권에선 김 전 의원이 입각에 동의했고 이미 준비에 들어갔다거나, 혹은 대선 출마 가능성을 고려해 정중히 거절의사를 밝혔다는 등 내용이 상이한 전언이 무성하다.

여권 일각에선 이른바 '정세균계(SK계)'로 분류되는 원혜영 전 의원(5선)도 후임 총리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 전 의원은 과거 정 총리가 총리 후보자 시절 민주당 소속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원 전 의원은 정 총리의 대선 출마와 관련 여의도 외곽에서 지원사격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에선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행정부 수장으로 '여성 총리'가 기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여성 각료 비율 30%'를 고려하면 설득력있는 관측이다. 이에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은혜 교육부총리겸 교육부 장관·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이 후임 총리 후보로 꼽히고 있다.

다만 한 여권 관계자는 <한스경제>와 통화에서 "김현미 전 장관은 부동산 대책 등으로 평가가 좋지 않아 (청와대 입장에선) 다소 망설여지는 카드일 것"이라며 "김현미 전 장관의 경우 오히려 대선출마가 유력한 이재명 지사에 이어 경기도지사 선거에 도전할 가능성이 더 커보인다"고 예상했다.

만약 여권이 선거에서 패배하면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개각의 폭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이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의 교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LH 투기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는 측면에서 사퇴설이 불거졌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미 문 대통령이 조건부 사의를 수용한 상태다.

이중 홍남기 부총리의 후임으로는 은성수 금융위원장·구윤철 국무조정실장·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사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변창흠 장관의 후임으로는 한때 김진애 전 열린민주당 의원이 거론됐으나, 김 전 의원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도 "(김 전 의원이 국토부 장관을 맡게 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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