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인당 평균 8억 평가익
상장 이후 성장동력 있어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기업공개(IPO) 대어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보다 2배 오른 뒤 상한가로 직행하는 것)’을 기록, 몸집을 12조9000억원으로 불려 코스피 시총 28위로 올라섰다.
공모주 투자자는 물론, 회사 임직원들도 주머니가 두둑해졌다. 임원들은 최대 349억원을, 우리사주를 받은 직원들도 1인당 8억원 가까이 평가이익을 냈다.
IPO 대어 입증…상장 첫날 ‘따상’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첫날인 18일 상한가로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초가 13만원 대비 가격제한폭(30%)까지 오른 16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초가는 공모가(6만5000원) 두 배인 13만원으로 개장 전 들어온 주문량은 총 3조9000억원에 달한다.
시장의 예상대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개장 후 2분 만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이날 오전 10시9분 기준 상한가인 16만9000원에 걸린 매수 물량은 660만주로 장내 매수를 기다리는 투자자들이 줄을 섰다. 같은 시간 거래량은 68만7000여주로 상장일 유통 가능 주식 수인 889만7510주의 7.72%가량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따상에 성공하며 단숨에 시총 28위(우선주 제외)로 뛰어올라 IPO 대어임을 입증했다. 공모가 기준 4조9725억원이던 시총은 12조9285억원으로 3배 급증했다.
공모주 투자자 수익률 2.6배…1주당 10만4000원
공모주 투자자들도 막대한 평가이익을 챙겼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따상을 기록해 공모주 투자자들은 주당 10만4000원의 차익(수익률 2.6배)을 기록하게 됐다.
금투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에서 청약한 A 씨는 이 회사 공모주 배정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받았다. 그는 증거금으로 68억2500만원을 넣고 21만주를 신청했는데 317주를 받았다.
A 씨의 경우 청약 마감일인 10일 이후 불과 8일 만에 3300만원의 평가 이익을 기록한 셈이다. 만약 내일(19일)까지 상한가가 이어진다면 A씨는 9일 만에 49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볼 수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임직원 ‘함박웃음’
SK바이오사이언스 임직원도 대박을 쳤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안재용 대표이사를 비롯해 임원 4명에게 지급한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은 총 54만6270주, 행사가격은 주당 9154원이다. 따상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스톡옵션 평가이익 총액은 873억원이다. 각 임원별로는 175억~349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또한 우리사주에 459만주가 배정됐는데 우리사주조합원들이 청약한 주식은 449만400주다. 이 청약에 참여한 조합원이 600여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 1인당 약 7484주, 공모가 기준 4억8646만원을 받게 됐다. 따상으로 우리사주 1인당 평가이익은 평균 7억7800여만원이다.
다만 우리사주 주식은 상장 후 1년 동안 매도를 못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SK바이오팜 직원들처럼 줄줄이 퇴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친다.
증권가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 상승세 더 이어질 것”
증권가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 상승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SK케미칼의 백신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백신 유통 및 판매, 위탁생산(CMO)·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증권가 연구원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및 노바백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CMO·CDMO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 노바백스 백신의 국내 공급을 위한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점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지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2개 품목(아스트라제네카 및 노바백스) 이외에도 수요가 있으면 추가 계약을 할 함량이 있다”면서 “현재의 극심한 백신 CMO 부족이 이어지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존 품목 생산량이 증가하거나 추가 제품 CMO 계약을 수주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평균 단가 및 수익 구조 등을 고려하면 SK바이오사이언스 CMO·CDMO 사업의 실적은 올해 4969억원, 내년 7395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반영하면 올해 전체 영업이익은 247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전망치(566억원)의 4배로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체 개발 백신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합성항원 코로나19 백신 두 가지를 개발 중이다.
‘NBP2001’은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빌게이츠재단과 감염병혁신연합(CEPI) 지원을 받아 개발하고 있는 ‘CBP510’은 1/2상을 하고 있으며, 올해 3분기 이후 3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차세대 폐렴구균백신도 주목받는다. 이 백신은 2014년 사노피와 공동연구개발을 체결한 후 현재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급성장한 큐어벡, 노바백스, 바이오엔텍 등 현재 시가총액은 16조∼25조원”이라며 “코로나19 백신의 내년 하반기 출시가 가능하다면 SK바이오사이언스도 이들 업체의 시가총액 수준으로 주가가 형성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자체 개발 백신 성공 여부와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는 우려도 있다.
한 연구원은 “코로나19가 팬데믹에서 풍토병으로 고착화하면서 연간 10조원 이상의 세계 시장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의 성공 여부가 기업가치 상향에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IPO 이후 유전자 치료제 등 다른 영역의 CMO 사업 추진 계획도 가지고 있다”며 “새로운 고객사의 CMO 수주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변동진 기자 bd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