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창권 기자] 최근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은 삼성전자의 갤럭시와 애플의 아이폰으로 압축됐다. 문제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줄어들면 경쟁도 그만큼 약해져 소비자들의 선택권도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약 1900만대로 전년 대비 1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억눌린 펜트업(pent-up) 수요 확대와 5세대 이동통신(5G) 스마트폰의 보급에 따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올해 스마트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국내에서 나름의 영향력을 발휘해온 LG전자가 사실상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예고하면서 경쟁사는 오히려 감소하게 됐다.
LG전자는 지난해 메스프리미엄(보급형 전략제품) 전략을 통해 ‘LG 벨벳’, 겹쳐진 두개의 스크린 가운데 상단 화면이 180도 돌아가는 ‘LG 윙’ 등을 선보이며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시장 3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야심차게 준비한 LG 윙이 한국 누적 판매량에서 10만대 수준에 그치며 참패를 보게 되자 시장 경쟁력은 더욱 약해졌다.
지속되는 판매 부진으로 LG전자는 2019년에 평택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베트남으로 옮기고 제조자개발생산(ODM) 제품을 확대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했음에도 2015년 2분기 이래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적자만 5조원에 달했다.
이처럼 LG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철수로 인해 사실상 국내에서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가운데 경쟁에 나설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 밖에 없게 됐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국내 시장에서는 모토로라 스타텍, 삼성전자 애니콜, LG전자 싸이언, 애플 아이폰, 펜택 스카이, 블랙배리 등 다양한 기종들이 소비자 기호를 좇아 경쟁해 왔다. 갤럭시의 현재 독주도 이들과 경쟁하면서 사용자 편의 증대 측면에서 혁신을 더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그나마 경쟁 모델로 내세울 수 있는 곳은 가성비를 앞세운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의 중국 제조사가 남아 있긴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중국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높지 않아 점유율 면에서도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65%, 애플이 21%, LG전자가 13%로 중국 제조사를 포함한 기타 제품이 1%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LG전자가 보유한 점유율은 삼성전자이나 애플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애플의 경우 별도의 OS를 사용하는 만큼 안드로이드 기반 OS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경우 삼성전자의 갤럭시 제품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또 고사양 제품이 필요치 않는 소비층을 공략하며 중국산 제품이 그 공백을 차지할 가능성도 점쳐 진다.

문제는 시장에서 경쟁자가 사라졌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권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과 이로 인해 가격 경쟁이 줄어들어 제조사가 내놓은 제품을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한다는 우려가 남는다.
그동안은 LG전자가 지속적으로 제품을 출시함에 따라 경쟁 구도가 이뤄졌고, 삼성전자 역시 점유율을 방어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써가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왔다. 이에 경쟁 구도가 없는 상황에서는 삼성전자가 무리한 마케팅을 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부담이 될 수가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려고 했던 분리공시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분리공시제도는 제조사가 지급하는 판매장려금과 이동통신사가 지원하는 제공하는 지원금을 별도로 공개하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이동통신사가 모든 지원금을 포함한 공시지원금을 책정해 공개하고 있다.
분리공시제도가 시행되면 단말기 유통 구조가 투명하게 공개돼 소비자들은 제조사가 제공하는 판매장려금 비용을 뺀 원가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도 경쟁사가 없어진 상황에서는 실효성이 낮을 수 있다. 판매장려금은 말 그대로 소비자들에게 더 많이 판매하기 위해서 제공하는 것이지만 경쟁사가 없다면 제조사가 무리해서 가격을 낮출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경쟁사가 줄어들게 되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줄어들게 된 다는 점에서 분명 영향은 있다”면서도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에서만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아닌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지속 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kimck@sporbiz.co.kr
관련기사
- lg전자우, 스마트폰 사업 매각설…주가 26% 상승
- [이슈분석] LG전자의 모바일 사업 철수설…차기 성장동력은 '전장'?
- 권봉석 사장, LG전자 모바일 사업 매각설에 “모든 가능성 열어 둬”
- [사용기] 'S펜' 적용 갤럭시S21울트라…노트20 대비 장단점은?
- 갤럭시S21 지원금 확대에 '흥행' 예고…발열 이슈는 과제
- 코로나19 충격 선방한 현대자동차…4분기 영업익 40.9%↑
- LG디스플레이, 지난해 영업손실 291억원…적자 줄여
- 삼성전자, ‘삼성 헬스 모니터’ 앱 31개국 신규 진출
- 삼성, 설 명절 맞아 협력사 물품대금 1조3천억원 조기 지급
- 삼성전자, 주당 1932원 '특별배당'…배당금 총액 13조
- KT 콘텐츠 사업 본격화…'KT 스튜디오지니' 출범
- 역대 네번째 영업익 올린 삼성전자, 올해도 ‘반도체’…이재용 부재는 부담
- 샤오미, 가성비 스마트워치 2종 출시…사전예약 할인 진행
- 여의도 ‘애플스토어’ 오픈 임박…매장 확대설 나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