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내년 1월 수수료 규제 도입에 따른 설계사 대거 이탈 예방 목적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이 최근 전속 판매채널 출범 논란에 대해 인력 구조조정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한화생명

[한스경제=조성진 기자]  한화생명이 내년 4월 출범 예정인 전속 판매채널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칭)’ 준비와 관련해 '인력 구조조정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한화생명은 앞선 18일 이를 발표 후 노사 간 마찰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은 24일 경영공유세션을 통해 “차별화된 재무설계사(FP·Financial Planner)교육체계, 육성시스템과 함께 한화생명만의 각종 복지혜택까지 묶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판매전문사를 만들겠다”며 “새롭게 설립되는 판매 자회사는 기존 GA와 동일하게 손보사 상품까지 다양하게 판매할 수 있어 전속채널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원과의 소통이 다소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나, 이사회에서 의결된 만큼 임직원, 노동조합과의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설계사가 일하고 싶은 회사로 탈바꿈하고, 규모와 시스템, 지원제도까지 갖춰진 곳에서 영업을 하고자 하는 외부 인력도 직접 찾아오도록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설계사의 수수료 규제 '1200%룰'을 염두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1200%룰’은 설계사가 월 1만원을 납입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면, 첫해에 받는 수수료를 계약자가 1년간 내는 보험료인 12만원(1200%)을 넘지 않게 하는 규제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시행하면 그동안 독립보험대리점(GA·General Agency)이 설계사에 제공한 높은 수수료 관행이 제한되기 때문에, 설계사의 대거 이동이 예상된다. 자회사형 GA 설립은 이 때 발생하는 설계사의 대거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보험업계는 GA 분할을 통해 경영 효율성 재고를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자회사와 GA가 분리돼 운영되고 있다”며 “조직이 클수록 비효율적인 부분이 발생하니 역할 분담을 통해 각자의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특히 여승주 한화생명 사장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설계사 등 인력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단호히 선을 그으며 임직원에 대한 신분보장과 급여 및 복리후생을 약속했다.

한화생명은 앞선 18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판매 전문사 ‘한화생명 금융서비스’ 설립 추진을 의결했다. 이는 한화생명 내 전속판매채널을 물적분할로 분사하는 형태로 내년 4월1일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생명에 따르면 물적분할 방식을 선택한 만큼 영업관리 인력도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현재 그대로 이동한다. 근로조건도 현재와 동일하다. 물적분할이란 분리, 신설된 회사의 주식을 모회사가 전부 소유하는 기업분할 방식을 말한다.

하지만 같은 날 한화생명노동조합과 사무금융노조연맹은 성명을 통해 “한화생명의 최대 경쟁력인 전속채널을 GA형 자회사로 전환하려는 계획은 패착”이라며 “설계사 조직의 대리점 유출로 자회사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머지않아 보험 판매 플랫폼 납품업자 신세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화생명노동조합 측은 전속 판매채널 출범 배경에 구조조정 의도가 숨겨졌다는 입장이다.

조합 측은 “영업인력을 자회사로 이관해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기업의 발전을 위해 감당해야 할 비용을 회피해 보려는 얄팍한 속셈이 담겨 있다”며 “사측은 이 때문에 장장 5개월 동안 18차에 걸친 임금단체 협약에서 교섭의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철저한 비밀주의로 영업조직 물적분할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노사 간 논쟁 해결을 위한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현대해상도 내년 중 GA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미래에셋생명 등은 조직 분리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나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AIG손해보험 등은 이미 자회사형 GA를 운영하고 있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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