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기아차, 4일 부분파업 재개…생산손실 2만5000대 예상
한국GM, 노사합의안 부결…부분파업 유보키로
11월 25일 광주 서구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1공장에서 7시에 출근한 1조 근무자들이 4시간 근무를 마치고 오전 11시 10분께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연 기자] 자동차업계의 임금 및 단체협상(이하 임단협)에 대한 갈등이 심화되면서, 생산손실 역시 불어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타격을 회복하고 있는 시점에서 노사 임단협 갈등으로 회복세를 발목 잡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업계의 생산손실은 무려 10만대가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가동 중단으로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하반기 임단협 갈등이 길어지면서 파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의 생산 손실은 올해 연말까지 약 2만5000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일과 2일 부분 파업에 들어갔고, 오는 4일에도 파업이 예정돼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27일에도 사흘 간 국내 전 공장 근무자들이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임시 휴업까지 더해 생산손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GM도 코로나19 여파와 노사 갈등이 길어지면서 생산손실이 8만대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국GM 노조는 지난 7월 22일 임단협 협상을 시작한 뒤 24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사측과의 의견차이로 총 15일간 부분파업을 진행했고, 이로 인한 생산 손실이 2만5000여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생산손실 6만대를 더하면 총 8만5000대가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내년 2월 XM3 유럽 수출이 확정됐지만 강성 노조가 연이어 들어서면서 파업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임단협 교섭 난항의 여파로 일감이 줄어든 상황이지만 노조 측은 임금 인상을 강경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는 공장을 가동하는 횟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부산 공장은 지난달부터 야간근무를 없애고 주간조 근무만 이어가고 있다. 이달에도 4일간 휴무에 들어간다. 매년 10만대 이상 기록하던 수출물량은 올해 11월까지 1만9222대에 그쳐 전년 대비 77% 급감했다.

한국GM 부평공장. /연합뉴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노조의 강경함도 벽에 부딪히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당초 사측이 현대차와 동일한 임금·성과급 조건을 제시하면서 무파업 시 우리사주를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9년 연속 파업으로 이마저도 받지 못하게 됐다.

기아차 노조는 잔업 30분 복원을 비롯해 ▲기본급 12만원 인상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기존 공장 내 전기·수소차 모듈 부품공장 설치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1일 진행한 잠정합의한 투표가 부결되면서 협상이 결렬될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앞서 스티브 키퍼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대표는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GM 노조가 생산 물량을 인질로 삼으면서 심각한 재정 타격을 주고 있다”며 “한국지엠으로 각종 투자를 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이에 노조는 GM의 한국 철수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하기 위해 파업과 잔업특근 거부를 유보하고 차기 쟁의대책위까지 출근 투쟁에 집중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차 노사의 임단협 교섭은 노조 집행부 교체와 맞물려 지난 9월 이후 3개월째 교착상태다. 강성으로 분류되는 박종규 위원장이 연임에 성공했고,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쟁의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해 둔 상황다.

하지만 일감 자체가 줄어든 만큼 공멸을 피하기 위한 전향적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 합의도 합의지만 갈등이 길어지면서 피해를 보는 부품사들도 문제다”라며 “한국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면 노사 모두 적극적인 자세로 협의를 마무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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