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김형일 기자] 하나은행이 글로벌 리딩뱅크로 우뚝 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중국과 인도에서 성과를 내며 2764억원의 글로벌 순이익을 기록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하나은행의 글로벌 순익은 276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55.8% 성장한 수치다. 여타 시중은행에 비해 상승 폭이 컸다.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글로벌 순익은 67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했다. 4대 시중은행의 전체 순익은 6조4674억원으로 글로벌 순익은 전체의 11%를 차지했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전체 순익 중 17%를 글로벌 사업에서 벌어들였다. 특히 중국에서의 활약이 빛을 발했다.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KEB Bank China Co. Ltd)는 올해 3분기까지 868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0%나 성장했다.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의 성장은 자산 증대, 국채 매각에 따른 유가증권이익 발생, 충당금 환입 등이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아울러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PT Bank KEB Hana Indonesia)도 413억원의 순익을 나타냈다. 전년 동기 대비 25.7% 증가한 것이다.
일각에선 중국의 경우 비교적 코로나19로부터 회복이 빠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인도네시아의 경우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이 3.49%로 두 분기 연속 하락하며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 경기침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성장을 고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나은행은 코로나19로 향후 시장 동향을 쉽게 전망할 수 없지만, 현지 금융사와 협업을 타진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경우 철저한 현지화에 의한 현장영업이 주요한 성과를 내는 기반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국의 경우 알리페이와의 제휴, 인도네시아의 경우 라인과 디지털뱅크 출시를 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현지 특화 서비스 및 콜라보로 새로운 상품과 손님경험을 제공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국민은행의 글로벌 순익도 눈에 띈다. 국민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익은 917억원을 나타냈다. 전년 동기 대비 169.7% 급증한 것이다.
이 같은 국민은행의 글로벌 순익은 지난해 인수한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Prasac Microfinance Institution Limited) 영향이 컸다.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는 캄보디아 1위 소액대출 회사로 올해 3분기까지 723억원을 시현하며 전년 동기 대비 170% 성장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성공적인 지분인수와 해외점포의 대고객대출 증대 및 수익성 제고로 인해 글로벌 순익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소액·중소기업 대출(MSME) 고객군 등을 확대할 방침이며 현지 캄보디아법인과의 시너지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3분기 글로벌 누적 순익이 역성장하며 울상을 지었다. 신한은행은 2265억원을 시현해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주력 국가인 베트남과 일본, 중국에서의 순익 감소가 뼈아팠다.
신한베트남은행(Shinhan Bank Vietnam)은 3분기 누적 순익으로 917억원을 기록했으며 일본 법인인 SBJ은행(Shinhan Bank Japan)은 534억원, 중국 법인인 신한은행 중국유한공사(Shinhan Bank China Ltd)는 114억원을 나타냈다. 각각 2.7%, 0.9%, 57% 감소했다.
우리은행의 3분기 글로벌 누적 순익도 7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8% 쪼그라들었다. 중국 우리은행(Woori Bank China Limited)이 8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1.4%나 성장했지만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법인의 순익이 각각 6.7%, 18.2% 줄었다.

김형일 기자 ktripod4@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