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K-바이오헬스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에도 불구하고, 수출액이 크게 증가하는 등 '미래 먹거리'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바이오헬스 분야의 10월 수출액은 12억33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7.4% 증가했다.
국내 산업계 10월 총수출액이 전년 같은 달보다 3.6%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게다가 바이오헬스 분야의 지난해 10월 수출액은 6억32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1.6% 감소한 바 있다.
특히 바이오헬스 산업은 올해 누적(1~10월) 수출액 107억7000만 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보다 45.8% 증가했다. 이 분야가 연간 수출액 100억달러를 돌파하는 것은 올해가 사상 처음이다. 지난해의 경우 총 91억1000만 달러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불과 10개월 만에 달성했다.

진단키트·바이오시밀러, K-바이오헬스 성장 이끌어
산업부는 이같은 성과에 대해 "바이오시밀러의 가격 경쟁이 지속되고 있으나, 진단키트 등 성능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국산 의료기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5년간 국내 제약기업이 개발한 국외 허가 신약이 11개 품목에 달하는 등 바이오시밀러의 신규제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 10월 한달간(1~25일 기준) 주요 수출국을 보면, EU에 3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2.7% 증가했다. 또 미국과 아세안 모두 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6.87%, 7.2% 늘었다. 게다가 9월 기준 진단키트 수출액은 3억2800만 달러로 바이오헬스 산업 총 수출액 중 23.1%를 차지했다.
의약품 분야 수출액은 10월 6억600만 달러를 기록, 전년 동월(3억8900만 달러) 대비 55.7% 증가해 1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누적 수출액은 54억8800만 달러로, 바이오헬스 수출액의 절반가량 차지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속 꽃 피운 셀트리온·씨젠
K-바이오헬스의 수출 증가를 이끈 대표적 업체로는 셀트리온과 씨젠이 꼽힌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코로나19 신속진단 항원키트 '샘피뉴트'의 긴급사용승인(EUA)을 획득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지난 3월 코로나19 진단키트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밝힌 후 약 7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이미 지난 8월 미국 현지에 출시된 샘피뉴트는 이번 승인을 기점으로 현지 전역에 공급될 예정이다.
또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4종(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 성장에 힘입어 연결 기준 올 상반기 매출 8016억원을 올렸다. 이 가운데 해외수출 비중은 89.5%(7174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5.5%, 89.5% 증가한 수치다.
하반기에는 세계 최초 피하주사(SC) 제형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의 수출 확대와 트룩시마, 허쥬마 등의 성장으로 수출 확대가 예상된다.
씨젠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폭발적인 진단키트 수요 증가로 3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씨젠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2639% 증가한 1875억원으로 전망했다. 매출액은 30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5% 늘 것으로 분석했다.
씨젠의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후 미 FDA 긴급승인, 유럽 체외진단시약 인증(CE-IVD) 등 국가별 인증도 획득했다. 지난달 중순 기준 67개국에 5000만 테스트 물량 이상을 수출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와 자동차가 2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우리 수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는 가운데,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화장품 등의 신(新)수출 품목이 지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성 장관은 "바이오헬스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진단키트의 우수성 덕분에 사상 처음으로 연간 수출이 100억달러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라며 "코로나19 재확산, 미·중 디커플링 등 리스크에 대비하고, 최근의 긍정적 수출흐름이 이어질 수 있도록 범부처 수출지원 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동진 기자 bdj@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