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2 왕중왕전 격 ‘i리그 챔피언십’ 우승
포르투갈·스페인 해외 교류전 참가권 획득
| 한스경제=손철규 기자 | 2025 대한축구협회 i리그 챔피언십 U-12에서 예천FC가 전국 24개 팀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며 예천 유소년 축구의 새 역사를 썼다.
i리그는 2013년 출범한 국내 최대 규모의 유·청소년 생활축구 리그로, 전국 40개 지역에서 1,200여 팀, 14,000여 명이 참여한다. 각 지역 우승팀이 겨루는 ‘챔피언십’은 이들 가운데 최강을 가리는 사실상의 왕중왕전이다.
올해 챔피언십은 10월 25~26일 광주 보라매축구공원에서 U-8, U-10, U-12 총 72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 중 U-12는 초등부 최상위급 선수들이 모이는 핵심 무대로,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부문이다.
예천FC는 2015년 회원 10명도 채 되지 않는 작은 개인클럽에서 출발했다. 축구공 10개로 시작한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전용태 감독은 ‘즐겁게 축구하는 문화’라는 철학을 중심으로 팀을 성장시켜 왔다. 현재는 육성반 32명, 취미반 100여 명이 활동하는 지역 대표 유소년 축구클럽으로 발전했다.
또한 올해 도민체전 고등부에서 군 단위 최초로 우승한 선수들 상당수가 예천FC 출신이라는 점은, 이 클럽이 지역 축구 인재 배출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챔피언십에서 예천FC는 5~6학년 선수 8명이 모든 경기를 소화하며 견고한 조직력과 집중력을 유지,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결승전 마지막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서로를 끌어안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고, 관중석에서는 뜨거운 환호가 쏟아졌다.
전용태 감독은 “아이들이 매일 흘린 땀의 가치가 이번 우승으로 증명됐다”며 “앞으로도 즐겁게 축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더 큰 무대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예천FC는 대한축구협회가 지원하는 포르투갈·스페인 해외 교류전 참가 자격을 획득했다. 현지 클럽과의 경기, 축구 인프라 견학, 문화 체험 등 프로그램이 구성될 예정으로, 예천 유소년 선수들이 세계 무대를 직접 경험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예천FC의 성과는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충분히 전국 정상급 팀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여준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역의 한계를 뛰어넘어 지도자, 학부모, 행정이 함께 만든 결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예천FC의 우승은 작은 지역도 전국 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의 사례”라며 “유소년 스포츠 생태계 조성과 인재 육성 지원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성과를 교훈 삼아 예천의 가능성을 넓히고, 군민 모두가 지역의 미래에 대한 자부심을 함께 키워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예천FC의 우승은 단순한 스포츠 성과를 넘어 지역 균형발전의 관점에서도 시사점이 크다. 전문 스포츠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도시에서도 체계적 육성과 지속적인 관심이 뒷받침된다면, 전국 최고 수준의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예천처럼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험을 겪는 군 단위 지역에서 유소년 스포츠는 지역 활력의 핵심 자원이자 미래 투자다. 행정이 스포츠 기반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민간 클럽과의 협력 체계를 강화한다면, ‘예천FC의 기적’은 일회성이 아니라 지역 발전 모델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
손철규 기자 sonck55@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