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하지현 기자 | 11번가가 항공권 실시간 가격비교 서비스를 종료하고 인력을 여행 상품 강화 분야로 재배치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그랜드십일절’을 통해 프리미엄 호텔·리조트 라인업을 확대하며 성과를 내면서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번가는 하반기 오픈마켓·리테일 사업 전반의 경영 효율화를 이어가는 한편, 대규모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 유치에도 집중하고 있다. 연중 최대 쇼핑 행사인 ‘그랜드십일절’과 아마존 및 11번가 해외직구 셀러가 참여한 ‘블랙프라이데이’ 프로모션을 통해 트래픽과 구매 전환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
특히 이번 그랜드십일절에서는 여행 카테고리 상품을 대폭 강화한 전략이 주효했다. 세계적 호텔·리조트 브랜드 반얀그룹의 ‘카시아 속초’를 비롯해, 지난 7월 오픈한 5성급 호텔 ‘신라모노그램 강릉’ 등 신규 입점 프리미엄 호텔을 대거 선보였다. 여기에 동북아 최초의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도 참여하며 라인업을 더욱 다채롭게 구성했다. 업계 전반의 여행 수요 회복, 추석 연휴, 정부 주도의 숙박세일 페스타 등이 맞물리며 판매 성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리소스 효율화 차원에서 11번가는 8년간 운영해온 항공권 실시간 가격비교 서비스를 종료했다. 단순 가격 비교 서비스 대비 수익성 기여도가 높은 여행 상품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관련 인력은 여행 상품 기획·확대 업무로 재배치됐다. 이를 통해 11번가는 다양한 입점업체와 협업해 특가 상품을 강화하며 여행 카테고리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SK플래닛과의 시너지 기대감도 크다. SK플래닛은 연내 11번가 재무적 투자자에게 총 4673억 원을 지급하고 11번가를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SK스퀘어가 보유한 지분까지 SK플래닛으로 이전되면서 투자금 회수가 사실상 마무리될 전망이며, 지배구조 단순화로 경영 안정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플래닛과 11번가는 향후 OK캐쉬백과 이커머스 역량을 결합해 ‘마일리지·커머스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11번가 플랫폼을 기반으로 OK캐쉬백의 적립과 사용처를 확대하고, 간편결제 서비스 ‘11pay’와 연동해 결제 시 포인트가 적립되는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프티콘 사업과 연계해 OK캐쉬백 앱 내 상품 판매와 포인트 활용 마케팅도 강화한다.
그간 11번가는 매각 과정에서 사옥 이전과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수익성 회복을 위한 공격적 마케팅과 상품 경쟁력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체질 개선 작업은 실적 회복을 목표로 한다. 11번가는 3분기 영업손실 88억 원, 매출은 전년 대비 14% 감소한 1047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권 서비스는 종료했지만 판매자들과 협업해 그랜드십일절 등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마련하자 반응이 좋았다”라며 “수익성 높은 상품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등 실적 개선 노력을 이어가는 선택과 집중 전략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현 기자 hajiya97@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