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분기 매출 전년 대비 23.8% 감소…4분기 회복 전망
작년 출시한 쿠키런 IP 신작 연이어 실패…신규 IP 발굴 필요
데브시스터즈 대표작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데브시스터즈
데브시스터즈 대표작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데브시스터즈

|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 데브시스터즈의 3분기에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쿠키런’ 원 IP 전략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데스시스터즈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5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서 영업손실 7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16억원으로 88.6%% 급락했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신작 출시 공백과 기존 게임의 주요 업데이트를 부재를 지적했다. IBK투자증권은 “주요 게임이 소규모 업데이트 위주로 구성되며 매출이 줄어든 여파가 컸다”고 평가했다. 작년에 출시한 신작들의 매출이 감소하면서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3분기 국내 매출은 13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4.8%, 전년 대비로는 62.7% 급감했다. 해외 매출도 전분기 대비로는 47.8% 감소했지만 전년 대비로는 3.8% 상승했다. 비게임 매출은 5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2.3%, 전년 대비 223.4% 급증했는데 이는 지난 7월 북미에 정식 출시한 트레이딩 카드게임(TCG) ‘쿠키런: 브레이버스’의 성과로 풀이된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단일 IP 기반의 회사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쿠키런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쿠키런 IP는 지난 2013년 첫 작품이 출시된 이후 243개국에서 2억명 이상의 누적 유저를 확보했고 글로벌 누적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큰 성과를 냈다. 현재 쿠키런 시리즈는 첫 작품인 ‘오븐브레이크’ 외에도 ‘쿠키런: 킹덤(이하 킹덤)’, ‘쿠키런: 모험의 탑(이하 모험의 탑)’, ‘쿠키런: 마녀의 성(이하 마녀의 성)’ 등 다양한 장르로 확장됐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한 시도도 이제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국내 모바일 앱마켓의 순위를 살펴보면 2021년 출시한 킹덤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킹덤의 경우 업데이트에 따라 변동폭이 크긴 하지만 매출 순위 상위권을 오가며 사실상 데브시스터즈의 실적을 책임지고 있다.

데비시스터즈의 매출을 책임지는 '쿠키런: 킹덤'./데브시스터즈
데비시스터즈의 매출을 책임지는 '쿠키런: 킹덤'./데브시스터즈

지난 2013년에 출시한 ‘쿠키런’과 2016년 출시한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는 매출 순위 100위권에 머물러 있으며 지난해 출시한 마녀의 성과 모험의 탑은 100위권 밖으로 멀찌감치 밀려나 사실상 실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IP 확장을 위해 다양한 장르의 신작 개발을 시도하고 있지만 킹덤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출시한 마녀의 성은 탭 투 블라스트 방식의 퍼즐 게임으로 출시 직후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권역의 앱 마켓에서 퍼즐 장르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성우 더빙, 애니메이션 연출, 스토리 몰입 등 신경을 썼으나 초기 버그와 밸런스 문제로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여러 차례의 업데이트에도 불구하고 이용자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으며 출시 한 달 만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 무료 게임 인기 순위 164위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6월 출시한 모험의 탑은 좀 더 긍정적인 결과를 냈다. 출시 초기 한국, 미국, 대만, 태국 등 주요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고 출시 9일 만에 누적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타격감 있는 수동 조작, 협동 플레이 경험, 육성 요소에 대한 이용자 평가가 높았다. 모험의 탑은 지난해 상반기 데브시스터즈의 실적 개선에 큰 역할을 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용자 이탈이 가속화되며 지금은 순위권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 데브시스터즈의 남은 희망은 내년 3월 전 세계 출시를 확정한 신작 ‘쿠키런: 오븐스매시(이하 오븐스매시)’에 달렸다. 오븐스매시는 쿠키런 시리즈 최초의 실시간 PvP 배틀액션게임으로 ‘브롤스타즈’와 유사한 캐주얼 난투 액션을 지향하고 있다. 게임은 직관적인 조작성을 강점으로 내세웠으며 화면 왼쪽 버추얼 스틱으로 움직이고 오른쪽 버튼 3개(기본기, 특수기, 궁극기)를 누르는 간단한 시스템을 채택했다.

쿠키런 IP의 게임이지만 기존 쿠키런 시리즈의 판타지 세계관과 달리 오븐스매시는 하늘 높이 솟은 빌딩숲과 화려한 전광판이 눈길을 사로잡는 플래터 시티라는 어반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한다. 스트릿 패션 쿠키들이 오븐크라운컵이라는 스포츠 축제에 참여하는 설정으로 진정한 싸움이 아닌 축제의 일환으로 표현돼 있다.

오븐스매시는 당초 올해 안에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개발 기간이 늘어나면서 내년 3월로 출시가 연기됐다. 데브시스터즈는 개발 과정에서 모바일 환경에서의 접근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면서 개발 기간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킹덤과 오븐브레이크 등 기존 쿠키런 IP와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지스타 2025에 참가한 '쿠키런: 오븐스매시'./데브시스터즈
지스타 2025에 참가한 '쿠키런: 오븐스매시'./데브시스터즈

출시 전 반응은 긍정적이다. 올해 4월 진행된 글로벌 CBT(비공개테스트)에는 약 10만명이 참여했으며 참가자들은 직관적인 액션, 빠른 템포의 전투, 다양한 모드와 스펠카드를 통한 전략성에 높은 점수를 매겼다. CBT 참가자의 만족도 기반 정식 출시 시 플레이 의사 응답은 94% 이상으로 나타났다.

캐주얼 난투 액션 게임은 브롤스타즈의 흥행으로 시장 수요가 이미 증명됐다. 여기에 오븐스매시는 쿠키런의 IP를 바탕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캐릭터와 세계관을 갖고 있다는 것은 장점이다. 하지만 실시간 PvP라는 장르 특성상 서비스 초반 많은 동시접속자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흥행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데브시스터즈는 오븐스매시 출시 전까지 홍보와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25에서는 PC 버전을 첫 공개하고 신규 게임 모드와 캐릭터를 선보였다. 베트남 게임유통사인 VNGGames와 아시아 9개 지역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해 글로벌 진출 기반도 마련했다. 이 외에도 쿠키런 IP를 알리기 위한 대중적인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도 적극 추진 중이다.

데브시스터즈는 3분기 실적 감소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4분기에는 주요 게임들의 대규모 업데이트가 진행돼 매출이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킹덤의 매출 순위는 10월 들어 다시 상위권으로 회복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증권가에서는 올해 데브시스터즈의 매출을 전년 대비 33% 성장한 3160억원대로 예상했다.

그러나 투자 심사 관점에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IBK투자증권은 내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를 3181원에서 2737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목표주가도 5만원에서 4만3000원으로 낮췄다. 데브시스터즈의 추가는 지난 9월 말을 기점으로 하향세로 돌아섰으면 최근 한 달 새에만 30% 이상 폭락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쿠키런은 큰 성공을 거둔 강력한 IP 자산이지만 충성적인 팬층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IP 확장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쿠키런: 오븐스매시는 쿠키런 IP의 수명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라며 “새로운 IP 개발 없이 오래된 단일 IP에만 의존하다 보면 앞으로 더 큰 위기를 자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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