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 /KT 위즈 제공
이강철 감독. /KT 위즈 제공

|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야수는 자유계약선수(FA)로 맡긴다. 안현민 같은 선수가 하나씩 올라와 주면 좋겠다." 프로야구 KT 위즈의 이강철 감독이 이달 초 대만 교류전 참가 도중 남긴 말이다.

올 시즌 KT는 2019년(6위) 이후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시즌 내내 5위 경쟁을 이어갔지만, 막판 9연승을 내달린 NC 다이노스에 밀려 6위에 머물렀다.

타선의 부진이 뼈아팠다. KT는 올 시즌 간판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95경기에서 타율 0.239(331타수 79안타) 14홈런 4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59로 부진해 시즌 중 교체되는 변수를 맞았다. 여기에 토종 타자들도 대부분 기대치를 밑돌며 팀 타율 9위(0.253), 팀 홈런 공동 7위(104개), 팀 OPS 공동 8위(0.706) 등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강백호가 20일 오후 한화와 FA 계약을 마친 뒤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강백호가 20일 오후 한화와 FA 계약을 마친 뒤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타선 보강이 절실한 상황에서 오히려 전력 누수가 발생했다. KT는 20일 프랜차이즈 스타 강백호가 한화 이글스로 떠나 고민이 커졌다. 강백호는 KT에서 8시즌 동안 통산 타율 0.303(3327타수 1009안타) 136홈런 565타점 OPS 0.876을 기록한 전력의 핵심이다. 그는 비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큰 관심을 보였지만, 20일 출국을 앞두고 한화로부터 4년 최대 100억원의 대형 계약을 제시받은 뒤 마음을 돌렸다. 

20대 중반의 강백호가 떠나면서 타선 노쇠화 문제가 더 뚜렷해졌다. KT는 올 시즌 안현민이라는 대형 외야수를 발굴하며 소기의 성과를 냈다. 우타 거포 안현민은 정규시즌 112경기에서 타율 0.334(395타수 132안타) 22홈런 80타점 OPS 1.018을 기록했다. 11월에는 국가대표에 발탁돼 도쿄돔에서 일본 정상급 투수들 상대로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안현민. /KT 위즈 제공
안현민. /KT 위즈 제공

다만 현재까지는 안현민과 함께 타선을 지탱할 조력자가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 특히 안현민을 제외하면 허경민, 김상수, 김민혁, 배정대 등 주축들 다수가 30대에 접어들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주전 포수 장성우, 베테랑 내야수 황재균도 FA 자격을 획득해 시장에 풀린 상태다.

KT는 FA 개장 전부터 야수진 보강 의지를 보였으나 아직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강백호가 떠난 20일 백업 포수 한승택을 KIA 타이거즈에서 4년 총액 10억원에 데려온 게 유일한 영입이다. FA 재계약, 외국인 타자 영입, 강백호 보상 선수 선택 등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시장에 김현수, 손아섭, 최원준 등 매물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KT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신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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