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의 공격수 손흥민(33)이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그는 멀티골을 뽑았지만, 승부차기 실축으로 끝내 고개를 숙였다.
손흥민은 23일(이하 한국 시각) 캐나다 밴쿠버의 BC플레이스에서 열린 밴쿠버 화이트캡스와 2025 MLS컵 플레이오프(PO) 서부 컨퍼런스 준결승전에서 2골을 폭발하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해내는 듯했지만, 마지막 승부차기에서 실축하며 아쉽게 우승 도전을 멈췄다. LAFC는 밴쿠버를 상대로 연장전까지 2-2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3-4로 졌다.
이날 경기는 손흥민과 토마스 뮐러(36·벤쿠버)의 맞대결로 시선을 끌었다.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소속으로 유럽 무대를 누볐고, 뮐러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을 대표하는 공격수였다.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운 LAFC는 전반전에만 2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서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손흥민은 후반 15분 만회골로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마크 델가도(30)가 올린 크로스를 앤드루 모런(22)이 머리로 떨궜고, 손흥민이 이를 문전 혼전 상황에서 슈팅으로 연결해 상대 골망을 갈랐다. 시즌 11호골이었다. 손흥민은 1골 1도움을 올렸던 지난 3일 오스틴과 PO 1라운드 2차전에 이어 소속팀에서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손흥민의 발끝은 이후에도 불을 뿜었다. 후반 추가 시간 5분 동점골까지 터뜨렸다. 손흥민이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 프리킥을 꽂아 넣었다. 시즌 12호골이자, 2-2를 만드는 극적인 동점골이었다.
LAFC는 이후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양 팀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연장 전후반에도 소득은 없었다. 30분 넘게 헛심 공방을 벌인 두 팀은 결국 승부차기까지 벌였다. LAFC는 첫 번째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뜻밖에 실축하면서 불안한 기운에 휩싸였다. 손흥민의 발끝을 떠난 공이 불운하게도 골대를 맞은 것이다. 급기야 3번째 키커 델가도의 슈팅도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LAFC는 벤쿠버의 4번째 키커 루카스 오캄포스(31)의 슈팅을 막아냈지만, 결국 1골 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배를 당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유럽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풀타임 소화한 손흥민은 2골을 비롯해 슈팅 5회, 유효 슈팅 4회를 기록했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8.9를 부여 받았다. 손흥민은 올 시즌 MLS에서 총 12골 4도움을 남겼다.
LAFC는 내년 2월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인터 마이애미와 새 시즌 개막전을 벌일 예정이다. 지난 여름 EPL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LAFC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과 2023년 미국 무대에 입성한 메시의 첫 맞대결이다.
한편 MLS컵 PO 컨퍼런스 결승전과 이후 챔피언결정전은 모두 단판 승부로 펼쳐진다. 밴쿠버는 퇴장 등으로 경기 막판 9명이 뛰는 어려움 속에서도 승리하며 사상 처음 MLS컵 준결승에 진출해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서부 컨퍼런스 결승은 오는 30일 열릴 예정이며 밴쿠버의 상대는 25일 샌디에이고-미네소타 유나이티드의 준결승 승리팀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