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의정부)=신희재 기자 |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3강' 구도로 전망됐다. 지난 시즌 봄배구에 나섰던 우승팀 현대캐피탈, 준우승팀 대한항공, 3위 KB손해보험이 우승을 다툴 것으로 평가받았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즌 초반 현대캐피탈이 3연패로 부진하면서 승점 19로 같은 1위 대한항공과 2위 KB손해보험의 '2강’으로 짜여지는 분위기다. 그런데 이마저도 최근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일 현대캐피탈이 홈에서 한국전력에 0-3으로 셧아웃 패배를 당했고, 21일 대한항공도 홈에서 OK저축은행과 접전 끝에 3-2 진땀승을 거뒀다. 22일에는 올 시즌 홈 4경기 무패였던 KB손해보험이 우리카드에 1-3으로 무너졌다. 3일 연속 하위권 팀들의 반란이 이어진 셈이다.
22일 의정부 경민대체육관에서 만난 레오나르도 카르발류(53) 감독 또한 경기 전 앞선 경기들을 예로 들며 "V리그에 약팀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쉬운 팀, 쉬운 경기가 없다. 우리카드도 좋은 팀인데 1라운드(2승 4패)엔 운이 좋지 않았다"며 "선수들에게 항상 (전력이 평준화된 만큼) 잘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우려는 곧바로 현실이 됐다.
이날 경기 승패를 가른 요인은 화력이었다. KB손해보험은 최대 강점인 공격력에서 당일 컨디션 차이로 쓴맛을 봤다. 안드레스 비예나(32)가 23점, 모하메드 야쿱(31)이 15점으로 분전했으나 우리카드의 하파엘 아라우조(34)에게 트리플크라운 포함 시즌 최다인 30점, 알리 하그파라스트(21)에게 22점을 내준 게 뼈아팠다. 특히 서브에서 알리(4점)와 아라우조(3점)에게 흔들리며 4-9로 크게 밀렸다.
경기 후 레오나르도 감독은 "우리가 못한 건 아닌데, 리시브 라인의 통제가 되지 않은 게 패배로 이어진 것 같다"고 총평했다. 마우리시오 파에스(62) 우리카드 감독은 "6명 모두 리시브, 연결, 공격을 잘했다. 수비와 블로킹 시스템도 좋았다. 그게 차이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사령탑은 공통적으로 올 시즌은 기복 없는 경기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레오나르도 감독은 "우리 팀에 특별히 문제는 없었다. (오늘 패배는) 전력 평준화의 좋은 예시인 것 같다. '몇 강, 몇 중'이 없을 정도로 모든 팀들이 잘한다"고 언급했다. 파에스 감독은 "결과가 모든 걸 방증하진 않는다. 1라운드도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지만, 승부처를 넘기지 못해 패한 게 많았다. 오늘처럼 시즌 내내 한 끗 차이로 승패가 갈릴 것 같다. 우리가 하려는 걸 믿고, 그걸 실천해야 한다"고 전했다.
신희재 기자 gale0324@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