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 지난 3분기 식품업계가 내수·수출 비중에 따라 희비가 갈린 가운데, 4분기에는 이러한 ‘양극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물가 부담과 소비 심리 둔화로 내수 비중이 큰 종합식품사는 성장세가 정체되고 있는 반면,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라면 업체들은 미국·동남아 중심의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 반영되며 호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4분기 영업이익은 323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가 추정된다. 4개 분기 연속 역성장으로, 내수 가공식품 부문의 부진이 실적 발목을 잡고 있다. 냉동·주력 HMR 수요 둔화로 국내 사업의 성장률이 역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미국·중국 등 해외 사업의 매출 확대 폭이 전체 실적을 좌우할 전망이다.
대상도 부진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대상의 4분기 매출액은 1조488억 원으로 전년 대비 0.4% 증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329억 원으로 1.1% 감소가 예상된다. 원가 안정화에도 불구하고 내수 정체가 이어지면서 성장 모멘텀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빙그레 역시 비수기 영향 탓에 4분기 영업손실 1억 원으로 적자 전환이 전망된다.
반면 라면업계는 해외 시장 고성장이 이어지며 ‘독주’체제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4분기 매출액 8929억 원, 영업이익 495억 원으로 각각 4.4%, 142.6% 증가가 예상된다. 미국 시장 가격 인상 효과가 본격 반영되고 케데헌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삼양식품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620억 원(38.2%↑), 영업이익은 1491억 원(70.1%↑)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불닭 브랜드의 미국·동남아·유럽 판매 확대가 지속되고 있으며, 밀양 2공장 가동에 따른 원가율 개선 효과도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과가 주력제품인 롯데웰푸드도 4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빼빼로의 11월 성수기 매출이 호조를 보였고 주요 원재료인 카카오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어서다.
롯데웰푸드는 4분기 매출 1조234억원, 영업이익 21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4분기 실적 역시 해외 비중에 따른 격차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수 소비 회복이 제한되는 가운데, 미국·유럽·동남아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일수록 실적 개선 폭이 크다는 것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서 강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수출형 식품사엔 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식품업계 흐름은 해외 매출 비중이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로 굳어졌다”며 “내수 중심 기업은 HMR 포트폴리오 재정비, 유통 경쟁력 강화 등 체질 개선이 요구되는 반면, 라면·조미소스 등 K-푸드 강점 품목들은 글로벌 전략을 확대해 성장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