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기존 정산 중심 오프라인 영향력 약화 분위기"
| 한스경제=이나라 기자 | 토스페이와 네이버페이가 전용 단말기 출시로 오프라인 결제 시장 장악에 나서면서, 카드사가 주도해 온 지급결제 시장에서의 입지가 빠르게 좁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페이는 지난 18일 오프라인 통합 단말기 Npay 커넥트(connect)를 정식 출시하고 전국 가맹점 보급을 본격화했다. 이번 단말기는 현금·카드·QR·NFC 등 기본 결제 기능에 더해 리뷰 작성·쿠폰 발급·포인트 적립·간단 주문 기능을 하나의 단말기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이번 Npay 커넥트의 가장 큰 장점은 별도의 포스(POS)를 교체하지 않고 기존 단말기에 바로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도입 부담 없이 매장 운영 흐름에 네이버의 결제·리뷰·혜택 기능을 즉시 연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네이버페이의 설명이다.
앞서 토스페이도 올해 QR·NFC 기반 결제 인프라를 중심으로 소상공인 매장 접점을 넓히고 있다. 토스앱 내 적립·멤버십·주문 알림 기능 등이 가맹점 솔루션과 연동되며 매장을 방문한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플랫폼 생태계로 직접 끌어오는 구조를 강화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토스가 오프라인 단말기를 전면으로 내세우기 시작하면서 지급결제 전반의 주도권 이동이 가속화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네이버와 토스 등 빅테크들은 지급결제 시장에서 오프라인 보다는 온라인 결제에 비중을 둔 행보를 보여왔다. 이에 기존 POS 중심 운영 구조에서는 카드사가 정산·매출 집계·가맹점 수수료 구조 등 오프라인 결제 체계를 사실상 장악해 왔다.
그러나 최근 빅테크사들이 전용 단말기 설치를 통해 지급결제 규모를 오프라인 시장까지 확장하면서 카드사가 확보해온 오프라인 결제·정산 체계의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네이버페이는 전국 밴(VAN)사 및 지방은행과 협력해 단말기 보급을 확대하고 있는 데다 토스페이 역시 QR 결제 및 가맹점 솔루션 연동을 바탕으로 소규모 업종 중심의 초기 확산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리뷰·쿠폰·적립·재방문 관리 등 비결제 기능이 단말기 안에 통합될 경우 카드 결제는 여러 결제 수단 가운데 하나로 전락할 수 있는 만큼, 카드사 영향력은 장기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온라인 결제에서 강한 플랫폼이 오프라인 단말기까지 직접 연결하면서, 카드사가 유지해온 POS 기반의 오프라인 영향력도 빠르게 약화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카드업계도 대응에 나서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난 2023년 여신금융협회 주도로 카드사 공동 QR결제 표준을 도입하고, 카드앱 기반 QR·바코드 결제 기능을 확대하는 등 플랫폼 확산 속도를 따라잡기 위한 노력이 이어져 왔다.
그러나 이런 공동전선의 경우 카드사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일부 카드사가 불참하면서 업계 전체의 대응력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나아가 업계 일각에선 이 같은 지급결제 주도권 재편이 단발적 흐름이 아닌 구조적 이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결제 인프라의 무게중심이 카드사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하면, 오프라인 가맹점 관리 체계 자체가 바뀌게 되고 이는 카드업계의 중장기 사업 모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빅테크사들이 오프라인 결제·리뷰·혜택·재방문 관리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하기 시작한 만큼, 카드사 역시 정산 중심의 기존 경쟁력만으로는 대응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나라 기자 2country@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