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하지현 기자 | SK스토아 인수를 추진 중인 라포랩스가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지만, 최다액출자자 변경 심사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외부 자금에 의존해 인수를 진행할 경우, 재무여력이 방미통위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라포랩스는 우선협상대상자로서 SK스토아 실사를 마무리하고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라포랩스는 2020년 4050 최적화 패션 플랫폼 퀸잇을 론칭한 기업이다. SK스토아 인수 추진은 기존 고객층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SK스토아는 2015년 SK브로드밴드 T커머스 사업부에서 ‘B쇼핑’으로 출범했으며 이후 별도 법인으로 분리됐다. 2019년에는 SK텔레콤이 지분 전량을 인수하며 현재 100% 자회사로 운영되고 있다.
라포랩스는 계약 합의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최다액출자자 변경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에 신청해야 한다. 방미통위는 신청서를 접수한 후 60일 이내에 심사를 진행하며, 한 차례 최대 30일까지 심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최종 심사가 완료되기까지는 최대 90일이 소요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방미통위는 라포랩스의 재무 건전성과 인수 능력을 면밀히 검토하게 된다.
다만 최다액출자자 변경 심사에는 재무 구조가 포함돼 있어, 라포랩스의 자금 조달 능력이 인수 성사의 변수로 지목된다. 시장에서 추정 중인 SK스토아의 매각가는 1000억 원에서 2000억 원 사이 수준이다. 반면 라포랩스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314억 원으로, 자체 재원만으로는 인수 대금을 충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라포랩스가 외부 조달에 의존할 경우 재무 건전성 저하가 우려되며, 방미통위 역시 승인 과정에서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라포랩스는 출범 이후 연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2024년에도 매출 570억 원에 영업손실 74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SK스토아는 지난해 매출 3023억 원, 영업이익 81억 원을 달성했으며 올해 2분기 기준 T커머스 업계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알짜 매물로 평가되고 있다.
라포랩스가 SK스토아 인수를 성사하지 못할 경우에도, SK텔레콤은 매각 계획을 유지한 채 다른 인수 후보와의 협상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은 핵심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등 전사적 리밸런싱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라포랩스의 인수 방식에 따라 SK스토아의 사업권을 다시 심사받아야 한다는 우려도 있다. SK스토아는 T커머스 사업자로서 주기적으로 방미통위로부터 사업권 재승인을 받아야 한다. 지난달 SK스토아는 재승인 심사를 위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으며, 내년 4월까지 승인 결과를 통보받을 예정이다. 라포랩스가 SK스토아를 별도로 운영하지 않고 흡수합병 형태로 인수할 경우, 사업권 재승인을 다시 받아야 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은 규제가 많은 사업이라 업력이 중요한 만큼, 인수 후에도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며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은 홈쇼핑 M&A가 약 18년 만에 이뤄지는 데다, 방미통위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여러 측면에서 예측이 쉽지 않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하지현 기자 hajiya97@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