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올 시즌 KLPGA 대상·최저타수상 유현조 인터뷰
2025시즌은 100점 만점에 90점 자평
삶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성장과 사람
프로골퍼 유현조가 최근 경주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프로골퍼 유현조가 최근 경주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 한스경제(경주)=박종민 기자 | ‘톱10’ 피니시율 65.5172%(19/29).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유현조(20)의 활약을 잘 나타내는 기록이다. ‘톱10’ 피니시율 65% 이상은 2020년 최혜진(87.5%·14/16) 이후 5년 만이다. 다만 2020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선수들의 대회 출전 수가 적었기 때문에 최혜진이 올 시즌 유현조 수준으로 많은 대회에 출전했다면 65% 이상을 기록했으리란 보장은 없다.

남다른 꾸준함은 유현조가 올 시즌 투어 1승(KB금융 스타챔피언십)만 기록하고도 대상(681점)과 최저타수상(69.9368타)를 석권한 비결이다. 상금왕(13억4152만3334원) 홍정민(44.4444·12/27)도 꾸준했지만 유현조와는 ‘톱10’ 피니시율 차이가 20% 넘게 난다. 최근 경주에서 본지와 단독으로 만난 유현조는 꾸준함의 원동력에 대해 “쇼트 게임이 지난해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대회에 많이 나가 ‘톱10’에도 많이 들었는데 그만큼 체력이 잘 받쳐줬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올 시즌은 100점 만점에 90점 자평

부단한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KLPGA 왕중왕전 성격의 위믹스 챔피언십 첫째 날이었던 15일 황유민과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3홀 남기고 4홀 차로 패한 유현조는 연습 그린에서 1시간 넘게 퍼트와 샷 연습에 매진했다. 선수들은 흔히 라운드 후 연습 그린에서 연습을 하곤 하는데, 다음 날 컨디션을 고려해 마무리 연습 정도로만 하고 숙소로 향한다. 그런데 유현조는 꽤나 오랜 시간 연습을 이어갔다.

유현조는 연습 루틴에 대해 “전반기 땐 양보다 질을 생각해 간소하게 연습하는 편이었다. 샷보단 퍼트를 많이 연습했다. 그런데 후반기엔 힘들기도 하고 스윙도 변하더라. 그래서 샷을 더 연습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올 시즌을 두고 “100점 만점에 90점을 주고 싶다. 아쉬웠던 부분이 있어서 10점은 뺐다. 우승이 1회 밖에 없는 점이 가장 아쉽다. 우승을 할 수 있었던 순간들이 있었지만 저의 부족한 실력, 실수로 많이 놓친 것 같다. 멘탈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기술적인 부분의 부족함이 컸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유현조는 강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전체적으로 봤을 때 비거리가 많이 나가니깐 좋은 기회가 오는 것 같다. 대부분 평균 이상으로 괜찮은 것 같다. 하나가 특출 나게 잘한다기 보단 여러 부분이 잘 되다 보니 좋은 성적이 난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체력과 멘탈, 샷 기술 순으로 그나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유현조는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49.6313야드로 투어 상위권인 15위에 올라 있다. 유현조 장타의 핵심 2가지는 바로 ‘레깅’과 ‘클럽헤드의 좋은 운동량’이다. 레깅은 다운스윙에서 손목 각을 유지해 클럽헤드가 손보다 뒤에 오래 머물게 하는 동작인데, 유현조는 이 동작에 일가견이 있다. 아울러 팔로 스루 시 클럽헤드가 빠르게 지나가는 움직임인 클럽헤드의 운동량도 유현조 장타의 핵심 요소다. 결국은 릴리스에 조금 더 초점을 두는 것이다. 클럽이 내려오면서 풀리는 타이밍에 집중하는 건데, 임팩트 이후에 클럽헤드는 위를 향해야 한다.

유현조가 힘차게 샷을 날리고 있다. /KLPGA 제공
유현조가 힘차게 샷을 날리고 있다. /KLPGA 제공

◆삶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성장과 사람

투어 2년 차인 유현조의 골프와 삶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성장’과 ‘사람’이다. 그는 “골프도 그렇고 삶도 그렇다. 계속 성장하는 하루를 살아가고 싶다.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이 되면 좋겠다. 하루를 허투루 보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하루를 소중하게 보내자는 생각이다”라며 “성격유형검사(MBTI)를 해보니 ESTP로 나왔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데 옆에 사람들이 있기에 행복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유현조는 “KLPGA에선 박민지 언니와 황유민 언니의 플레이 스타일이 제가 배우고 싶은 스타일이다”라며 “황유민 언니는 공격적인 플레이가 장점이시다. 무리한 공격은 아니신 것 같다. 그런 공격적인 플레이도 멘탈이 좋고 그 수준의 샷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가 봤을 때 언니는 다양한 샷을 많이 구사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현조는 오는 28일 열릴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으로 주인공이 될 예정이다. 이후 12월부턴 골프 대신 다양한 운동을 즐기며 휴식 기간을 보낼 계획이다. 그는 “취미는 딱히 없지만 운동하는 걸 좋아해서 비시즌엔 수영도 해보고 싶다. 이런 저런 운동을 해서 체력을 끌어 올릴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후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겨울 전지훈련을 가려 한다.

유현조는 올 시즌 아쉬웠던 우승 횟수 부분을 내년엔 많이 채워나가겠다는 각오다. 그는 “다음 시즌엔 다승왕에 오르는 걸 목표하고 있다. 그리고 상금왕을 놓친 게 아쉽긴 하지만 기회는 다시 올 것이라 생각한다. 후반기에 생각보다 컨디션이 별로 좋지 못해서 아쉬웠는데 보완할 계획이다”라며 “언젠가는 더 넓은 곳인 미국 무대에도 진출하고 싶다. 그게 선수로서의 궁극적인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유현조가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LPGA 제공
유현조가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KLPGA 제공

 

박종민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