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령화·인력난 속 제조업 자동화 수요 급증
AI 엑셀러레이터로 협동로봇의 지능화 가속
한국, 핵심 시장… 로봇 생태계 확장 의지 밝혀
푸이통 탕 테라다인로보틱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박정현 기자
푸이통 탕 테라다인로보틱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박정현 기자

|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 글로벌 협동로봇 1위 기업 유니버설 로봇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국내에서 첫 행사를 개최하고 한국 제조산업에서 협동로봇의 역할을 강조했다.

18일 유니버설 로봇은 역삼 GS 타워에서 'Collaborate Korea 2025'를 개최했다. 유니버설 로봇 및 미르(MIR) 모회사 테라다인로보틱스의 푸이통 탕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이주연 코리아 대표가 참석햇다. 악셀 구스타프손 유니버설 로보틱스 시니어 감독과 케빈 듀마스 미르 대표, 관계자 200여명도 참석해 협동로봇의 미래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탕 총괄은 "자동화를 통해 협업이 가져올 미래가 산업의 미래"라고 전망했다. 향후 협동로봇 산업이 인간과 기계, 로봇 사이의 협업이 발전함에 따라 커질 것으로 예측하면서 효율적인 제조가 일어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을 기반으로 한 상호작용'이라고 강조했다.

로봇이 투입된 환경은 반드시 사고가 나선 안되며 어느 환경에서도 안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탕 총괄은 "유니버의 협동로봇은 타사 대비 에너지 소모력이 적고 안전하며 무게 대비 적재 용량이 좋은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주연 테라다인로보틱스 대표./박정현 기자
이주연 테라다인로보틱스 대표./박정현 기자

◆ 이주연 대표 "고령화 된 韓 협동로봇 시장 커"

올해 창립 20년을 맞은 유니버설 로봇은 제조산업에서 쓰이는 협동로봇 시장의 1인자다. 글로벌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 독주를 이어나가고 있다.

유니버설 로봇의 'Collaborate' 행사는 한국에서는 올해 처음 개최됐다. 그간 미국, 영국, 일본, 인도 등 로봇 산업의 메카에서 행사를 개최했는데 한국 협동로봇 시장이 커짐에 따라 지난달부터 한국시장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장-피에르 하스우트 테라다인 로보틱스 및 유니버설 로봇 CEO는 지난달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국내 주요 고객사를 만나면서 “한국은 빠른 혁신 속도와 높은 로봇 밀도로 글로벌에서도 주목받는 시장이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국 기업의 정교한 자동화 혁신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은 세계 로봇 설치 시장 중 연간 설치 대수가 약 3만대에 이르며 세계 로봇 밀도는 1만명당 1012대로 1위인 협동로봇 시장의 블루오션이다. 세부적으로 자동차 산업은 로봇 밀도가 1만명당 2867대로 노동자 4명당 1대꼴이고 전자-반도체 산업은 클린룸, SMT, 패키징 등에서 높은 자동화율을 보인다. 금속 및 기계산업은 첨단, 가공, CNC 작업 자동화에, 화학·고무·플라스틱 산업은 사출, 소재 가공 자동화에 협동로봇 수요가 높다.

정부도 국내 제조업에서의 지속적 자동화를 위해 로봇 산업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100만대 로봇을 제조, 농업, 물류, 서비스, 국방 등 전 산업·사회 영역에 보급하며 전문인력 1만5000명 이상을 양성할 계획이다. 중소 제조기업 대상으로는 협동로봇 및 자율이동 로봇을 지원하는 로봇플러스 산업, 돌봄의료 현장에서는 로봇보급 확산사업 등이 진행되고 있다.

이주연 대표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한국 시장은 자동화 전환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한국은 인력이 노후화된 상태라 자동화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자동화는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협력사들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유니버설 로봇을 중심으로 로봇 산업 생태계를 공고히 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는 58개국에서 1200여개 파트너사와 함께하고 있다"며 "협력사들과 다양한 산업과 어플리케이션에서 힘을 합치며 같이 생태계를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악셀 구스타프손 유니버설 로보틱스 시니어 감독./박정현 기자
악셀 구스타프손 유니버설 로보틱스 시니어 감독./박정현 기자

 AI 시대, 유니버설이 꿈꾸는 협동로봇의 미래

이날 행사에서는 다수의 세션이 인공지능(AI)을 핵심 주제로 다뤘다. 협동로봇은 좁은 작업공간, 한정된 자동화 예산, 전문 엔지니어 부족 등 중소 제조업이 겪는 현실적 제약을 해소하는 대안으로 자리 잡았고 식음료·의약품·물류 등 비제조 영역에서도 적용 사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AI 기술의 발달은 협동로봇의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악셀 감독은 “AI가 로봇에게 기존에는 없던 잠재력을 부여했다”며 “물체 감지, 검사, 작업, 재점검 등 다양한 공정을 AI 기반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적용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했다.

떠오르는 '피지컬 AI' 시장에서 유니버설 로봇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니버설 로봇은 지난해 AI 엑셀러레이터를 공식 출시했고 올해 3월 엔비디아 GTC에서 AI 기반 로봇 솔루션 제품군을 공개했다.

유니버설과 엔비디아가 공동 개발한 ‘UR AI 엑셀러레이터’는 머신러닝(ML)과 컴퓨터비전(CV) 기능을 협동로봇에 통합해 보다 지능적인 작업 수행을 지원한다. AI 기반 객체 인식과 적응형 작업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상을 식별하고 최적 경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 비정형 작업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자율 조정이 가능하다. 고성능 GPU를 활용한 빠른 데이터 처리로 정밀 작업 수행력도 확보했다.

테라다인 로보틱스의 제임스 데이비슨 최고 AI 책임자는 AI를 통해 자동화가 어려웠던 영역도 극복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물류창고처럼 레이아웃이 수시로 변하고 장애물이 많은 환경, 건설현장처럼 예측이 어려운 공간에서도 UR AI 엑셀러레이터는 로봇이 주변을 더 정확히 이해하고 최적 경로를 계획하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의 AI 로봇 활용은 효용성을 보이고 있다. 성황현 유니버설 로봇 차장은 “조선소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일주일 정도 로봇 교육만 받아도 10년차 용접공 수준의 품질을 안정적으로 낸다”며 “힘든 작업을 기피하는 추세에서도 로봇 프레이터 도입으로 직무 안정성이 높아지면서 로봇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했다. 유니버설 로봇은 2017~2018년경만 해도 1~2대 수준만 공급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수십 대 단위의 공급이 가능해졌다고 알렸다.

유니버설 로봇 내부 AI팀의 역량도 크게 강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성 차장은 "저희뿐만 아니라 파트너사들도 AI 애플리케이션 등을 속속이 개발하고 도입하고 있다. 엔비디아와의 피지컬 AI 협업처럼 파트너들과 함께 AI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생태계를 넓히겠다”고 다짐했다.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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