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제패한 이퀄베리, ‘K뷰티 세럼 강자’로 부상
미샤, 아마존 ‘프라임 빅딜 데이즈’ 역대 매출 경신
셀리맥스, 더마코스메틱 부문 글로벌 존재감 강화
| 한스경제=김종효 기자 | K뷰티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을 무대로 본격적인 해외 공략에 나서고 있다. 과거 오프라인 유통사 의존형 수출 구조에서 벗어나 아마존·큐텐 등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이 ‘해외 시장 진입 필수 관문’으로 자리 잡는 양상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 직구 트렌드가 확산되고 소셜미디어 기반의 제품 인식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중소 브랜드에게도 ‘디지털 프런티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떠올랐다.
국내 K뷰티 시장 포화와 글로벌 소비 기반의 디지털화가 맞물리며 미국 아마존과 일본 큐텐 등 주요 글로벌 플랫폼은 중소 뷰티 브랜드의 필수 무대가 됐다. 중소기업의 한정된 자본력으로는 현지 오프라인 매장 진출이나 대형 광고 캠페인을 전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이커머스 플랫폼은 판매 실적이 곧 브랜드 인지도와 평가로 직결되며 온라인 순위는 현지 소비자에게 즉각적인 신뢰 지표로 작용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국내 화장품 수출액 46% 이상이 온라인 거래 기반으로 이뤄졌으며 그중 절반 가까이가 미국·일본 플랫폼을 통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소 브랜드의 신규 수출 계약 중 3분의2는 글로벌 이커머스 입점을 통해 출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스터스의 글로벌 뷰티 브랜드 ‘이퀄베리’는 북미 아마존에서 스킨케어 세럼 부문 1위를 기록하며 K뷰티 성장을 상징하는 브랜드로 부상했다. 대표 제품 ‘비타민 일루미네이팅 세럼’은 출시 2년 만에 아마존 페이셜 세럼 카테고리 1위에 올랐고 신제품 ‘NAD+ 펩타이드 세럼’ 역시 출시 한 달 만에 6위에 안착했다.
소셜미디어 중심 마케팅 전략이 인지도 상승을 주도했다. 색감이 강조된 제형 영상과 투명 유리병 패키징이 ‘영상 친화형’ 콘텐츠로 주목받으면서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관련 게시물 조회수가 급성장했다. 실제 아마존 ‘Most Wished For’ 랭킹에서도 비타민 일루미네이팅 세럼과 NAD+ 세럼이 각각 1위, 2위를 차지했다.
브랜드 관계자는 “미국 내 소비자 반응에 맞춘 인플루언서 협업과 후기 콘텐츠 확대가 구매 전환율을 결정했다”며 “북미 시장 내 프리미엄 세럼 카테고리 점유율을 지속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이블씨엔씨의 ‘미샤’는 지난 10월 아마존 ‘프라임 빅딜 데이즈’에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브랜드 대표 제품 ‘M 퍼펙트 커버 BB크림’은 비비크림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하며 전년 대비 74%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이는 올해 하반기 K뷰티 제품 중 단일 품목 기준 최고 성장률 중 하나로 꼽힌다.
성공 요인은 글로벌 셀럽과 SNS 인플루언서의 자발적 홍보다. 미국 유명 래퍼 카디비와 팔로워 1700만명을 보유한 뷰티 크리에이터 미카엘라가 미샤 BB크림을 소개한 틱톡 콘텐츠가 각각 누적 조회수 2000만회와 1800만회를 기록하며 ‘K뷰티 대표 베이스 메이크업’ 이미지가 확산됐다. 미샤는 이런 추세를 발판으로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시즌까지 마케팅 예산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셀리맥스’는 ‘레티날 샷 타이트닝 부스터’로 북미 아마존 ‘레티날(retinal)’ 키워드 검색 베스트셀러 1위, 지난 9월 기준 페이셜 세럼 부문 4위에 올랐다. 틱톡 해시태그 ‘#celimax’의 누적 조회수는 10억회를 돌파했으며 최근 예스스타일에서도 뷰티 전제품 1위를 기록했다.
레티날 성분 안정화를 중시한 제품력과 SNS 상에서의 리뷰 문화가 결합한 결과다. 전문가 참여 리뷰 영상이 틱톡에서 ‘피부 개선 인증 콘텐츠’로 확산되며 소비자 신뢰가 누적된 형태다. 셀리맥스는 향후 항산화·수분 라인으로 스테디셀러를 확장하며 글로벌 유통채널 무게중심을 이커머스로 옮길 계획이다.
일본 시장에서는 큐텐이 주 무대다. 애경산업의 ‘루나’는 지난 10월 팔로워 146만명을 보유한 현지 뷰티 인플루언서 사라와 협업한 ‘컨실 블렌더 팔레트’로 큐텐 메가포 행사 종합 1위를 기록했다. 일본 소비자의 ‘투명하고 균일한 톤 커버 메이크업’ 선호를 반영해 ‘톤 리셋 커버‘ 콘셉트를 강화한 제품이 주효했다. 협업 제품은 출시 3일 만에 일본 내 주요 SNS 플랫폼에서 1만건 이상의 실사용 후기가 공유되며 빠른 순위 상승을 이끌었다.
콜라겐 마스크팩 전문 브랜드 더마픽스는 같은 시기 큐텐 재팬 ‘메가데뷰’ 행사에서 뷰티 카테고리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사용자 후기에서 “사용 직후 피부 결 개선 체감도가 높다”는 반응이 랭킹 상승에 힘을 보탰다. 현지 소비자 후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영상형 후기 콘텐츠와 ‘#つや光Collagen’ 등 한·일 양국 합성어 해시태그를 활용한 전략이 특징이다.
더마픽스는 이커머스 내 후기 기반 브랜딩에 집중하고 있으며 마스크팩 중심에서 스킨케어 라인업 확장까지 검토 중이다. 현지 맞춤형 콘텐츠 운영을 확대해 큐텐뿐 아니라 라쿠텐, 아마존 재팬 등 주요 플랫폼 전반으로 유통 채널을 늘리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중소 K뷰티 브랜드의 공통된 특징은 단일 플랫폼 중심이 아닌 ‘SNS-이커머스 연계형 성장 구조’에 있다. 제품 론칭 직후 소비자 후기 확산, 인플루언서 콘텐츠, 단기 이벤트 과정이 아마존·큐텐의 랭킹에 직접 반영되며 브랜드 신뢰를 쌓는 방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 콘텐츠에서 바로 구매로 이어지는 ‘숏폼 직결형 모델’이 K뷰티 중소기업의 성장률을 좌우한다”며 “이커머스 랭킹이 곧 브랜드가치를 설명하는 새로운 지표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미국 아마존 내 K뷰티 브랜드 평균 판매증가율은 전년 대비 55%, 일본 큐텐 내에서는 60%에 달했다. 여기에는 중소 브랜드들의 고성능·가성비 전략과 SNS입소문이 결합한 결과로 분석된다.
뷰티산업 관계자는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의 문턱이 낮아진 대신 ‘콘텐츠 주도형 경쟁력’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제품력과 콘텐츠 역량을 모두 확보한 중소 K뷰티 기업들이 향후 3년간 해외 성장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종효 기자 sound@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