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범 감독. /WKBL 제공

| 한스경제(부천)=신희재 기자 | "첫 경기를 이긴 뒤 인터뷰하는 건 굉장히 기쁘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여자프로농구 부천 하나은행의 이상범(56) 감독이 데뷔전을 승리로 마친 뒤 기쁨을 표현했다.

하나은행은 17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아산 우리은행과 홈 개막전에서 66-45로 크게 이겼다. 이 승리로 하나은행은 2016년부터 9년 동안 이어진 우리은행전 홈 경기 27연패 사슬을 끊는 데 성공했다.

최근 4시즌 동안 3차례 최하위에 머물렀던 하나은행은 이날 이상범 신임 사령탑 감독 체제에서 우승 후보 우리은행을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간 남자농구에서 잔뼈가 굵었던 이상범 감독은 여자농구 데뷔전부터 승리를 챙기며 돌풍을 예고했다.

하나은행 선수들이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WKBL 제공
하나은행 선수들이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WKBL 제공

이상범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우리은행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개막전이라 이긴 것 같다"며 "우리는 리바운드(49-32)나 루즈볼을 많이 잡았다. 기본을 착실히 한 게 승리의 원동력인 것 같다.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겸손하게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상범 감독은 개막전을 앞두고 새 시즌 컨셉으로 다섯 명 전원이 뛰는 '토털 바스켓볼'을 언급했다. 그의 예고대로 이날 하나은행은 박소희(14득점 8리바운드), 이이지마 사키(11득점 6리바운드), 진안(10득점 6리바운드), 정현(9득점 7리바운드), 정예림(8득점 6리바운드), 고서연(6득점 9리바운드) 등 주축들이 고루 맹활약하며 대승을 합작했다.

하나은행은 앞으로도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활발한 로테이션을 통해 상대를 괴롭힐 계획이다. 이상범 감독은 "우리는 선수들의 연령대가 낮다. 상대를 이기려면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는 농구를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토털 바스켓볼'의 키플레이어는 가드 박소희다. 이상범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박소희를 향해 애정 어린 질책을 남기며 분발을 요구했다. 그는 이날도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린 박소희를 향해 "승부의 키를 갖고 있는 선수라서 제일 많이 혼난다"며 "내 눈엔 아직 멀었다. 불필요한 습관을 버리는 '마이너스 농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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