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닝브랜즈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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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고정된 주력 메뉴에서 벗어나 카테고리 경계를 허무는 ‘복합 메뉴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치킨·버거·커피처럼 역할이 분명했던 브랜드들이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며 신제품을 선보이는 모습이다. 포화된 시장 환경 속에서 소비 수요를 다각도로 공략하고, 설비 투자 부담 없이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익성 개선 시도로 풀이된다.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신규 브랜드 ‘소싯(SOSIT)’을 론칭했다. 자사의 소스 노하우를 기반으로 한 신규 델리 브랜드다. 교촌치킨은 주력 메뉴 대부분이 닭 부분육을 사용하는 구조라 생산 과정에서 가슴살이 남는 편인데, 이를 버거 패티로 활용해 신제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원재료 효율성을 높이고 추가 설비 투자 없이 새로운 수요층을 흡수하려는 전략이다. 매장은 교촌그룹 판교 사옥 1층에 직영으로 열었으며, 향후 고객 반응을 메뉴에 적극 반영해 한국식 소스 기반의 한 끼 메뉴를 지속 개발할 방침이다.

bhc도 이달 서울 강남구 개포자이스퀘어점에서 버거 신제품 3종을 선보이고 있다. 기존 치킨 메뉴를 햄버거 패티로 가공해 식사 대체 메뉴로 전환했다. 저녁 시간대 배달 의존도가 높은 치킨 시장에서 점심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개발된 메뉴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정 판매한다. bhc 관계자는 “향후 고객 반응과 운영 성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매 매장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맘스터치는 피자 브랜드 ‘맘스피자’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월 기준 맘스피자 매장은 총 187개이며, 이 중 154개는 맘스터치 매장 내 숍인숍(Shop-in-Shop) 형태로 운영된다. 기존 버거·치킨 메뉴에 피자를 더해 객단가를 높이고 다층적 수요를 흡수하려는 전략이다. 숍인숍 방식은 추가 인테리어나 대형 설비 투자 없이 매출 라인을 늘릴 수 있어 가맹점의 선호도도 높다.

카페 업계 역시 식사 메뉴로 빠르게 확장 중이다. 이디야커피는 지난달 말 서울 강남의 ‘이디야커피랩’을 전면 리뉴얼해 피자·버거 등을 판매하는 ‘델리 존’을 신설했다. 기존 베이커리 중심에서 벗어나 식사 대용 메뉴를 강화하며 라인업을 확장했다. 또한 전문점 수준의 커피를 일상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MD존을 새롭게 구성하고 프리미엄 원두 라인업을 강화했다. 이는 경쟁이 치열한 모닝·점심 시장에서 추가 매출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복합 메뉴 전략의 배경에는 치킨·커피·버거 등 대부분의 외식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라는 점이 자리한다. 인건비·임대료 상승과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겹치면서 단일 메뉴만으로는 수익 방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햄버거·피자 등 식사형 메뉴는 단가가 높고 점심·저녁 시간대 매출을 직접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숍인숍이나 멀티 카테고리 모델은 점포 효율을 높이며 매출 다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방식으로 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정체성보다 중요한 것은 점포의 매출 포트폴리오”라며 “메뉴 복합화는 생존 전략이자 필수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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