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Web3 사이버보안 기업 안암145가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창업 집중 지원 프로그램인 ‘딥테크 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에 최종 선정됐다고 17일 밝혔다.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연구진이 설립한 이 회사는 칩부터 운영체제, 애플리케이션까지 전 계층을 직접 설계·검증하는 수직계열 보안 기술을 앞세워 차세대 디지털 자산 인프라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안암145는 구성원 전원이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출신 석·박사급 연구 인력으로 꾸려진 R&D 중심 딥테크 기업이다. 박사과정 학비 전액 지원 제도를 운영하며 연구 인재를 직접 길러 쓰는 구조를 갖춘 것도 특징이다. 회사 안에 ‘연구실-대학원-스타트업’이 하나의 선순환 고리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 경쟁력의 핵심은 칩–보드–운영체제(OS)–애플리케이션에 이르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전 계층을 직접 설계하고 검증할 수 있는 역량이다. 국내에서 이런 수직계열 보안 설계 능력을 갖춘 곳은 손에 꼽히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안암145는 이를 바탕으로 기존 인터넷 서비스(Web2)와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Web3)를 한 번에 방어하는 통합 보안 인프라를 표방하고 있다.
딥테크 TIPS는 민간 투자사가 먼저 발굴한 유망 기술 스타트업을 정부가 추가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선정 기업은 정부로부터 연구개발과 사업화 자금을 집중 지원받는다. 안암145가 맡게 된 과제명은 ‘안전하고 편리한 Web2/Web3 통합 월렛 개발’이며, 과제 운영은 고려대학교 기술지주회사가 담당한다.
이번 선정을 계기로 안암145는 자체 개발한 통합 보안 지갑 ‘안암월렛’과 산업·금융기관을 위한 전용 단말기 ‘안암패드’ 상용화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두 제품에는 커널 레벨 보안을 기반으로 한 다층 방어 구조가 적용돼 있다. 악성코드가 시스템 깊숙이 침투해 트랜잭션(거래 내역)을 바꾸거나, 사용자의 개인키를 빼내 가는 최신 공격 시도 자체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안암145는 국내 시장뿐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도 기술력을 검증받고 있다. 이 회사는 UNDP(유엔개발계획) 글로벌 블록체인 혁신 프로그램인 ‘SDG Blockchain Accelerator’에 선정돼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실증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DID(분산신원인증)를 활용한 신원 확인, 모바일머니 연동, 복지·지원금 부정수급 방지 자동화 등 Web3 기반 공공 인프라를 현지에 적용해 보는 사업이다. 국제기구가 직접 운영하는 현장에서 기술을 시험받고 있다는 점이 이번 딥테크 TIPS 선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희 안암145 대표는 삼성전자 출신으로 현재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부원장을 맡고 있는 현직 교수다. 블록체인·하드웨어 보안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로 연구실에서 쌓은 보안 기술을 산업 현장에 옮겨 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대형 거래소 해킹 사례에서 보듯 기존 콜드월렛·멀티시그 기반 구조만으로는 고도화된 공격을 막기 어렵다”며 “연구실에서 축적해 온 커널 보안·격리 기술을 바탕으로 Web3 금융 생태계를 보다 안전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심준식 공동창업자는 “딥테크 TIPS 선정을 계기로 UNDP 실증 사업을 비롯해 공공·금융·산업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한층 넓히고 글로벌 Web3 시장에서도 기술 신뢰도를 더욱 높이겠다”고 밝혔다.
전시현 기자 jsh418@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