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분기 ‘프로젝트 Q’까지 매출 견인할 기대작 부재
|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3분기 영업손실 54억원을 기록하며 4분기 연속으로 적자 행보를 이어갔다. 더 심각한 문제는 기대 신작들의 출시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는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2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10% 증가하며 하락세를 줄이는 데는 성공했다. 플랫폼별로 살펴보면 주력인 모바일 부문의 매출은 848억원으로 전년 대비 34.1%, 전분기 대비 16% 감소했지만 PC게임 부문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하락폭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PC부문의 성과는 퍼블리싱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의 3분기 흥행 덕분이다. 배틀그라운드는 3분기 동안 아티스트 에스파와 지드래곤 그리고 프랑스 고급차 브랜드 부가티와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며 매출을 크게 끌어 올렸다.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PC부문 매출은 4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4.7%, 전분기 대비 187.8% 급등했다.
3분기에는 배틀그라운드가 다수의 이벤트를 통해 매출을 유지했지만 이벤트 효과가 끝난 4분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4분기 매출을 1000억원 전후로 예상하고 있으며 증권사에 따라서는 900억원대의 매출을 제시하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부진 장기화는 기대했던 신작들의 일정이 줄줄이 연기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당시에만 해도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안에 총 7종의 신작을 출시하겠다는 일정을 공유했다. 이 중에는 ‘크로노 오디세이’와 ‘프로젝트 Q’와 같은 대형 신작들도 포함돼 있어 올해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지난 5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해당 게임들의 출시를 내년으로 모두 연기하면서 올해 안에 출시 가능한 게임은 ‘가디스오더’와 ‘슴미니즈(SMiniz)’만 남겼다. 3분기에 다시 슴미니즈 출시를 내년 1분기로 변경하면서 결국 올해 하반기 출시된 신작은 ‘가디스오더’가 유일하다.
그러나 지난 9월 24일 출시한 가디스오더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가디스오더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최고 매출 순위 54위,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25위에 그치며 빠르게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더욱이 지난 3일에는 개발사 픽셀트라이브가 경영 위기를 이유로 업데이트 중단을 발표하면서 사실상 서비스 중단 수순으로 가고 있다.
가디스오더는 총 8년이라는 긴 개발 기간이 걸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흥행에 실패하면서 개발사의 존속이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 가디스오더의 퍼블리싱을 담당한 카카오게임즈는 출시 전후 투자한 마케팅 비용과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이용자들의 환불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적인 지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내년에도 상반기 중에는 실적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내년 분기별로 2종 이상의 신작을 출시하겠다고 밝혔지만 1분기는 매출을 견인할 만한 기대작이 눈에 띄지 않는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개발한 라이온하트의 신작 MMORPG ‘프로젝트 Q’가 2분기 출시를 예정하고 있지만 일정에 따라서는 2분기 말이나 3분기로 연기될 가능성도 고려된다.
내년 3분기 부터는 ‘아키에이지 크로니클’과 4분기의 크로노 오디세이 등 대형 기대작이 출시되면서 카카오게임즈의 숨통도 트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의 MMORPG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19일 출시 예정인 엔씨소프트의 ‘아이온2’가 시장을 장악할 경우 힘든 경쟁이 예상된다.
이처럼 부진이 지속되면서 카카오게임즈는 비용 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조혁민 카카오게임즈 CFO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수 있는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토대를 마련해 가고 있다”며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핵심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마케팅비는 신작에 충분히 투자하되 라이브 게임에는 보수적으로 진행하면서 연간 매출액의 10% 이내로 통제할 계획이다. 인건비는 지난해 연간 수준 내에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올해 연매출을 지난해보다 25%이상 감소한 4600억~470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연매출은 신작들이 예정대로 출시될 경우 6600억~7000억원 수준을 기록해 긴 부진의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신작 출시 일정은 개발 완성도나 시장의 타이밍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부에서 검토해서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출시일까지 여러 테스트와 개선 작업을 하고 있으며 계획된 일정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조율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무난하게 잘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주원 기자 stone@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