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창원 LG 최형찬. /KBL 제공
프로농구 창원 LG 최형찬. /KBL 제공

| 한스경제=류정호 기자 | 프로농구 창원 LG가 빡빡한 일정과 주축 선수 이탈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디펜딩 챔피언’다운 저력을 뽐냈다. LG는 16일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프로농구 정규리그 안양 정관장 원정 경기에서 78-7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LG는 4연승과 함께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또한 12승 4패를 기록한 LG는 시즌 1호로 전 구단 상대 승리를 완성했고, 정관장 원정 연승도 4경기로 늘렸다.

이번 승리는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LG는 5일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자크 브롱코스(몽골) 원정을 다녀온 데 이어 8일 원주 DB 원정, 10일 홈에서 부산 KCC와 맞붙었다. 그리고 15일 수원 KT 원정, 16일 정관장 원정, 19일 뉴타이베이 킹스(대만) 원정까지 이어지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는 중이다. 백투백 원정에 해외 이동까지 겹치는 강행군 속에서 주전 슈터 유기상이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LG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위기 속에서 더 단단해진 팀의 면모가 두드러졌다.

승리의 핵심에는 ‘깜짝 해결사’ 최형찬이 있었다. 프로 2년 차인 그는 정관장전에서 3쿼터에만 11득점을 몰아넣는 등 개인 최다 타이 기록인 17득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조상현 감독은 “최형찬에게 수비를 많이 맡기고 있다. 오늘은 다른 선수들이 주저하는 부분이 보여 그냥 편하게 던져보라고 했다. 심플하게 하라고 했는데 정말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칼 타마요역시 “3쿼터에서 팀 분위기를 바꾼 건 최형찬이었다. 오늘 승리는 그 덕분”이라고 엄지를 세웠다.

타마요. /KBL 제공
타마요. /KBL 제공

외국인 듀오의 활약도 강렬했다. 정관장전에서 타마요는 26득점을 올리며 38분 이상 코트를 누볐다. 아셈 마레이 또한 22득점 20리바운드로 시즌 세 번째 20득점-20리바운드를 완성했다. LG는 후반 시작과 함께 외곽포를 연달아 꽂아 넣었고, 마레이가 골밑을 장악하며 정관장의 수비를 흔들었다. 반면 정관장은 실책 16개 중 11개를 후반에 쏟아내며 자멸했다. LG의 턴오버는 단 2개뿐이었다.

조상현 감독은 “지난 시즌 파이널과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어린 선수들이 정말 많이 성장했다. 내가 섬세하게 말하지 않아도 뭘 해야 할지 선수들이 스스로 알고 있다”며 “이 팀의 미래는 훨씬 밝아질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LG의 주축인 양준석, 유기상, 타마요는 모두 2001년생으로 성장세가 뚜렷하다.

유기상의 공백도 위기만은 아니다. 조상현 감독은 “유기상이 없어서 힘든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 빈자리는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다. 복귀하더라도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레이와 양준석, 타마요의 과부하를 막기 위한 출전 시간 관리 필요성도 언급하며 “부상자가 나오지 않는 선에서 조절이 필요하다”며 유연한 선수 기용을 예고했다.

류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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