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디펜딩 챔피언'다운 스타트를 끊었다.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가 정규리그 공식 개막전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박정은 감독이 이끄는 BNK는 16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인천 신한은행을 65-54로 제압했다. 지난 3월 20일 챔피언결정전 우승 이후 8개월 만에 치른 리그 경기에서 빠르게 첫 승을 올렸다.
이날 경기는 디펜딩 챔피언 BNK의 새 시즌 첫 경기이자, 여자프로농구 출범 후 사상 첫 '여성 사령탑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BNK는 2021년 3월 지휘봉을 잡은 박정은 감독이 5년 차 시즌을 맞이했고, 신한은행은 전성기 시절 팀의 주축이었던 최윤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역사적인 첫 맞대결에서 '선배' 박정은 감독이 웃었다. 이날 박 감독의 BNK는 안혜지(35분 2초), 이소희(32분 38초), 박혜진(31분 7초), 김소니아(27분 41초) 등 지난 시즌 우승 주역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며 상대를 압도했다. 여기에 3년 차 포워드 김정은이 승부처였던 2쿼터에만 10득점을 몰아치는 등 24분 41초 동안 14득점을 기록해 팀 승리를 도왔다.
BNK는 올 시즌을 앞두고 박지수가 돌아온 청주 KB, 김단비가 건재한 아산 우리은행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평가받았다. 타이틀 수성이라는 부담 속에서 지난 8~9월 안방에서 치른 박신자컵은 1승 3패로 부진해 우려를 자아냈다. 안혜지, 박혜진 등 베테랑들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부산에서 만난 박정은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적극 활용해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김정은, 변소정, 박성진, 김민아, 심수현 등 20대 초반 어린 선수들에게 '독수리 5형제'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많은 출전 시간을 제공했다. 그는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용인 삼성생명전(66-68) 직후 "아쉬운 결과지만, 젊은 선수들이 돈 주고도 못 사는 걸 경험했다"며 "어린 선수들이 언니들이 없을 때 피하지 말고 부딪치는 법을 배웠으면 했다. 큰 자양분을 얻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선택이 2개월 뒤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박정은 감독의 '독수리 5형제'는 개막전부터 나란히 출전 기회를 얻으며 주전 의존도가 높았던 BNK의 약점을 보완했다. 그러면서 지난 시즌 팀 내 비중이 컸던 이이지마 사키(부천 하나은행)의 이적 공백도 잘 메웠다.
박정은 감독은 개막전 승리 후 "전통 있는 팀들을 보면 자신들만의 틀을 갖고 그 안에서 색깔을 유지해 나가는 조직력이 있다"며 "우리 팀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 점에서 좀 더 단단해지도록 하는 게 올 시즌 목표다. 좋은 분위기를 살리고, 실수는 보완해서 점차 나아지겠다"고 다짐했다.
신희재 기자 gale0324@spor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