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마스터카드·IDEX와 손잡고 방글라데시 첫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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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스경제=전시현 기자 | 글로벌 핀테크 기업 코나아이가 세계 처음 지문인식 기술과 메탈카드를 결합한 ‘지문인식 메탈카드’ 상용화에 성공했다. 카드업계가 10년 넘게 “미래형 결제 수단”으로만 이야기해 온 지문카드를 실제 시장에 내놓은 첫 사례다.

코나아이는 마스터카드, 지문센서 전문업체 IDEX 바이오메트릭스와 손잡고 방글라데시 이스턴뱅크에 지문인식 메탈카드를 공급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스턴뱅크가 발급하는 이번 카드는 마스터카드 최상위 등급인 ‘월드 엘리트 마스터카드’다. 말 그대로 은행의 VIP 고객을 겨냥한 프리미엄 상품이다. 카드 소지자는 매장에서 결제할 때 단말기에 카드를 대고 자신의 지문만 대면 된다. 비밀번호를 누르거나 영수증에 서명할 필요가 없다.

보안 장치도 기존 카드와 결이 다르다. 지문 정보는 카드 안의 보안 영역에만 저장되고 외부 서버로 전송되지 않는다. 카드가 분실·도난되더라도 본인 지문이 아니면 결제가 이뤄지지 않는다. 여기에 마스터카드의 신원도용 방지 기능까지 더해 ‘프리미엄 카드+생체인증’ 조합을 완성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코나아이가 맡은 역할은 단순 부품 공급 수준이 아니다. 자체 메탈카드 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지문센서를 카드에 통합하고 카드 발급에 필요한 전 과정을 총괄했다. 지문센서와 칩, 안테나, 금속 소재를 한 장의 카드 안에 안정적으로 집어넣고 실제 은행에 납품되는 완제품 형태로 내놓은 주체가 코나아이인 셈이다.

지문카드 상용화는 결제 업계의 오랜 숙제였다. 지문인식 기술 자체는 오래전에 상용화됐지만, 실제 카드에 적용하는 데는 번번이 막혔다. 이미 EMV(국제표준) 칩카드 도입으로 오프라인 위·변조 결제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지문카드가 막을 수 있는 추가 부정 사용은 사실상 ‘분실·도난 카드’에 국한됐다. 문제는 제조 원가다. 지문센서를 얹은 플라스틱 카드는 일반 카드보다 가격이 훨씬 비싸 은행 입장에서 “비용 대비 효과가 모호하다”는 판단이 반복됐다.

코나아이는 이 난제를 ‘프리미엄 전략’으로 정면 돌파했다. 이미 시장에서 “들고 다니면 눈에 띄는 카드”로 자리 잡은 메탈카드에 지문인식 기능을 얹어 은행의 고소득 고객을 겨냥한 최상위 상품으로 포지셔닝한 것이다. 메탈카드는 일반 카드보다 새 고객 유입 효과가 크고 지갑 속에서 가장 먼저 꺼내 쓰는 ‘메인 카드’가 될 확률도 높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여기에 지문인식이 결합되면서 보안성·편의성·체면(프리미엄 경험)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상품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재현 코나아이 해외DID사업실장은 “지문카드를 별도 상품으로 내세웠을 때는 은행이 비용 대비 효과를 설득하기 어려웠지만 메탈카드가 가진 프리미엄 가치를 더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며 “기술 혁신에 전략적 기획을 더해 풀어낸 결과”라고 말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이번 성과는 코나아이의 DID(디지털 신원인증) 사업에도 힘을 싣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메탈카드 사업은 이미 코나아이의 주요 매출원으로 자리 잡았고 해외 시장 확대에 힘입어 회사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지문인식 기반 메탈카드까지 상용화하면서 카드 한 장으로 ‘결제+신원인증+보안’까지 담당하는 고부가가치 상품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코나아이는 방글라데시 공급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금융 시장이 발달한 국가를 순차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모바일·디지털 서비스에 익숙한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안전하면서도 남들과 다른 카드’를 원하는 수요를 겨냥한다. 은행 입장에서는 수수료 수익뿐 아니라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되는 만큼 비슷한 상품을 도입하려는 문의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조정일 코나아이 대표는 “국내에서는 코나아이가 지역사랑상품권(지역 화폐) 사업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글로벌 메탈카드 시장에서 기술력과 공급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며 “세계 최초 지문인식 메탈카드 상용화는 코나아이의 글로벌 리더십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말했다.

전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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